대한민국이 행복한 열병을 앓은 며칠이었다. 월드컵은 건강한 젊은이들이 공 하나를 두고 다투는 흥미로운 게임에서 나아가 인류의 축제가 되었다. TV를 멀리했던 사람들도 알람을 켜고 새벽잠을 줄이며 대~ 한민국을 외쳤다. 미디어의 발달은 스포츠 이벤트를 글로벌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인류는 어느새 우크라이나의 총성을 잊고, 고달픈 현실의 짐을 내려놓고 TV 모니터 앞에 시선을 모았다. 기술 발달과 미디어의 효용은 사회통합이나 인류 평화 같은 거대한 명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술이 주는 혜택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자크 아탈리도 경고한다.
중독성이 있고 파괴적인 이들 미디어의 공격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에 대해 다른 태도를 생각해야 한다. 이는 정보와 개인 메시지를 줄여야 함을 시사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미디어 접속을 끊고 메시지 동의에 대한 작은 보상에 만족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책을 읽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고,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채 현실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상상하고, 꿈꾸고, 명상해야 한다. 더 넓게 보자면, 타인과 자신을 향한 관심을 되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소속감과 가상의 인정은 필요하지 않다. 공허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무의미한 논쟁을 구경하기보다 예술과 문화가 제공하는 것을 통해 기분을 전환해야 한다.
- <미디어의 역사>,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P.419
활용하기 전 대부분의 물질과 기술은 가치중립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벨의 폭약은 산을 뚫어 길을 만들고 다리를 건설할 때 필수품이기도 하고 총알과 대포로 수많은 목숨도 앗아가듯이. 마약과 아편 같은 물질도 약이 되거나 독이 되는 경계에서 중독으로 갈 때 해악을 끼친다.
미디어가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요소로 인간을 유혹하는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선정성과 폭력성, 스토리의 자극성도 그 마지노선이 점점 더 밀려나고 있다. 그렇지만 원시 인류도 추구했듯 우리 내면의 심미안은 라스코나 알타미라의 동굴벽화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심심하지만 담백한 즐거움을 아는 사람과 그저 말초의 자극을 좇아 중독적인 삶을 찾는 이의 인성적인 간격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책으로 지성을 다듬고 음악과 미술감상으로 심미안을 가꾸는 건 기분 전환에서 나아가 인간의 품격을 완성하는 인류의 오랜 시간 검증된 방법이기에.
(454) (HD 1080p) Intermezzo from Cavalleria Rusticana, Pietro Mascagni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