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갤러리

by 호림

지천으로 피어있는 봄 꽃을 보고 즐거워하지 않는 이도 드물 것이다. 어른들 손에 이끌려 함박웃음을 머금은 아이들도 마냥 즐거워한다. 많은 꼬마들은 꽃의 이름을 모를 수도 있다. 어른들도 꽃 이름이나 꽃나무의 식재된 이력을 잘 모른다. 아름다움을 표현할 언어를 모르는 아기조차 함박웃음으로 꽃을 본다. 미술품 또한 우리가 그 이력을 모르고 미술관을 어슬렁거리며 보다가 '스탕달신드롬' 까지는 아니더라도 감동받고 한참 멈춰 서 보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아는 지식은 단편적이고 아름다움은 비록 풍부한 지식이 없어서 세련된 표현을 찾지 못해도 감동을

받는 데는 그 경계가 없다. 음악이나 미술을 대할 때도 특정한 사조나 유파를 알아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어 해설 문구에 눈이 먼저 가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큐레이터로 세계적인 전시를 다수 기획해 성공한 바 있는 다카하시 아키야의 말을 들어보자.


미술을 공부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더구나 해설도 해설자의 개인적인 관점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다. 눈에 비치는 인상을 있는 그대로 맏아들이고 그 감동이나 감명을 솔직하게 느껴본다. 그다음에 작품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와 해설을 읽는다. 이런 순서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10명이 있으면 10명의 느낌이, 100명이 있으면 100명의 느낌이 다 다를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미술품, 나아가 예술품을 감상하는 재미다.

다카하시 아키야 지음, <미술관의 뒷모습> p. 93

지금 온 산천은 거대한 갤러리가 되어 우리의 눈길을 달라고 유혹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산 허리를 보면 어김없이 흰색과 노란색 물감으로 그린 수채화가 여기저기 펼쳐져있다. 방안에만 웅크리고 있기엔 아까운 계절이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자신감이 예술품을 보는 최고의 준비물이 아닐까. 하물며 거대한 자연이라는 예술품을 대할 때는.


때로 초연의 냉대와 스승의 차가운 비평을 견딘 작품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경우는 음악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차이코프스키 또한 그런 적이 있었다.


(153) [선우예권]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안디무지크/An Die Musik]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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