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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Aug 04. 2023

예술과 천재성

무명작가가 그린 그림에 대한 최고의 호평은 어떤 것인지 짐작해 본다. "이 작품의 유일한 단점은 당신이 유명 작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대단한 찬사가 아닐까.


예술의 가치를 부여하는 건 어떤 힘에 의한 것일까. 피카소, 모네, 호크니.... 그 이름만 듣고 전시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 브랜드에 미리 주눅 들어서 감탄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서. 대개 쉽게 설명될 수 없는 부분도 작가가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타면 평론가가 그럴싸하게 알아서 포장해 준다.


사랑 같은 게 있다는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어떤 사람들은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 라로슈푸코


명작 같은 것이 있다는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절대 예술품을 보고 감동을 받지 않을 것이다. 거장이나 마에스트로 따위의 말이 없었다면 아마도 대작이나 불멸의 작품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껍데기 같은 마음과 서푼짜리 물건으로 마음을 사고 키스를 주고받는 것을 사랑이라고 하는 생명체가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그래도 그 어처구니없는 고등생명체는 자신들을 지혜롭다고 믿는다. 특히나 예술을 안다고 하며 아무짝에도 쓸데없어 보이는 물건을 고급 아파트값을 능가하는 가격에 구매하기도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외계에서 지구를 관찰하는 시선으로 짐작해 본다.


콩쿠르 수상의 후광이 없고 객석이 썰렁한 무명연주자의 연주에 대한 인사를 준비하다 생각난 말이 있다. "이 훌륭한 당신의 연주에 관객이 몰리지 않는 것은 당신이 유명 콩쿠르 수상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달리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가 지배하는 예술에는 천재가 없는 것일까. "나에게 죽음이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이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음악의 멜로디는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재들의 몫이라고 고백한 하이든의 말은 예술 천재를 인정하는 쪽이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 가장조, KV.219 - 김봄소리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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