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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Aug 08. 2023

소로우의 호숫가

지난 주말은 호숫가로 마음의 여행을 떠났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도 영향을 미쳤고 현대 문명사회에 소박한 삶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로우의 산문들이 월든 호숫가로의 여행을 안내했다.


나는 가끔 다음과 같은 테스트로 나의 친지들을 시험해 본다. 즉 당신들 중의 누가 무릎 위를 깁거나 또는 두어 번 박음질을 한 옷을 입어볼 용기를 가졌느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옷을 입으면 자신의 앞날이 망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떨어진 바지를 입기보다는 차라리 다리가 부러져 거리를 절룩거리며 걷는 것을 택할 것이다. 한 신사의 다리에 사고가 생기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그 비슷한 사고가 그의 바짓가랑이에 생기면 치료 방법이 없다. 그는 무엇이 진실로 존경할 만한 것인가 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존경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염두에 둔다.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은행나무, P.45


고전은 읽어야만 하지만 잘 읽지 않는 책이라는 우스개가 있다. 거기에 들어맞는 책 중에서 한 권을 꺼냈는데 소로우의 <월든>이었다. 크고 화려함을 좇는 욕망의 시대에 배치되는 이면에 작고 소박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호숫가의 바람처럼 잔잔하게 다가와 큰 울림을 주었다. 문장의 묘미를 다시 음미하려고 붙여둔 포스트잇이 빽빽해졌다.


샐비어 같은 약초를 가꾸듯 가난을 가꾸어라. 옷이든 친구든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헌 옷은 뒤집어서 다시 짓고 옛 친구들에게로 돌아가라.(P.487)  


얼핏 현대에도 소로우처럼 사는 사람들은 많이 보인다. 하고 많은 자연인들이 말해준다. 다만 그들의 정신세계의 크기는 현격히 다르다. 이런 문장에 이르면 그가 상대한 것이 한갓 자신의 건강이나 맑은 공기 같은 자연을 수단으로 삼는 자세가 아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진실로 바라건대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돼라. 그리하여 무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상을 위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라.(P.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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