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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Feb 27. 2024

배우며 가르치며

소설가 브라이언 하버트는 "배움에 대한 수용능력은 선물이고, 배울 줄 아는 능력은 기술이며, 배우는 의지는 선택"이라고 했다.


미켈란젤로는 87세의 나이에도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전설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90세를 넘기고 연습을 계속하는 이유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라고 했다.


배움의 대상은 다양하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라고 반드시 지혜가 모자라거나 그에게서 생의 통찰을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읽고 배우는 것들이 반드시 재깍 쓸모로 응답해야만 할까. 그것도 자신의 안락한 삶도움 되는 것에만. 어느 젊은 기자가 문제를 제기한다.


과거 지식인중엔 피블릭 마인드(공공심)가 있었다. "우리나라를 이 분야 세계 1위로 끌어올리겠다. "사회를 바꾸겠다."처럼 큰 꿈을 꿨다. 실제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뤘다. 요즘은 상당수가 의과대학으로 향한다. 안정적 수입만을 보고서, 자기 안위를 위해서다. 한국 최고 엘리트들의 세계관이 어쩌다 이렇게 쪼그라들었나. 지난해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서 만난 미국, 영국, 일본, 동남아 청년들과 대비된다. 수필가 전혜린의 표현을 빌리면 그들은 지금도 "면밀한 계산과 부지런한 노력 대신에 무료로 인류를 구제할 계획을 토론"하고 있는데 말이다.  

    - 매일경제 2024. 2/24, 서정원

 

100% 동의할 수는 없다. 내가 아는 훌륭한 의사 중엔 험로를 걸어가며 인술을 베푸는 분도 있다. 그분들은 날카로운 팔꿈치로 경쟁자를 밀치며 살아남기보다 파토스를 더 생각했던 사람들이다. 


거리로 나선 의사분들에게 파토스(pathos)를 묻고 싶다. 건조한 이성의 세계, '로고스'로는 이해할 수 없는 파토스, 즉 감성지능은 슈바이처 박사나 고 이태석 신부에게서 찾을 수도 있다. 미래 인재의 조건은 이 로고스와 파토스의 균형점을 잃지 않는 것은 아닐까.       


시대변화를 이끌고 한 획을 그은 경영자는 인문학 전공자들이 의외로 많다. 철학을 전공한 스티스 잡스가 있고, 갈리 피오리나는 중세사를 전공했다. 돈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문학과 예술에서 시대의 통찰과 파토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학졸업시즌이다. 팔순을 넘기고 박사학위를 받은 분도 화제다. 그분에게 그 나이에 학위 따서 어디다 써먹으려고 그러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다만 존경의 마음으로 올려 볼 뿐이다. 독지가의 뜻으로 설립되어 인성이나 인문교육, 거기에 파토스적 안목을 넓히려는 건명원이나 태재대의 존재는그래서 더 빛난다. 



KATICA ILLÉNYI:   I Will Wait For You - The Umbrellas of Cherbourg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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