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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연 Apr 15. 2022

그럭저럭 잘 되는 것 말고 임팩트!

보람찬 프로덕트 매니징 (03)

최근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동료들과 너무도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렇게 하면 10억은 벌겠지. 그런데 100억은 벌 수 없어."

"지표가 20% 올라서 좋았겠지만 실은 200% 올릴 수 있었을거예요."


적당한 성과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프로덕트의 근본적인 임팩트를 가지고 오지는 못하는 활동들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저 또한 안정적인 상승 곡선에 안주하는 실수를 했던 적이 있어 고개를 참으로 주억거렸어요.


물론 적당함을 넘어서 임팩트로 향하는 데에는 운과 환경이 강력하게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도 기분 째지게 자랑할 만한 성공 경험은 그렇게 흔하지 않거든요. 프로덕트 매니저 개인이 아무리 성실해도 문제해결의 우선을 정하다 보면 보수적인 데이터는 의심목록 Doubt List에서 뒤쳐지게 됩니다. 비즈니스와 프로덕트 정의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매출이라도 뙇 났다면 집요한 Product Market Fit 과정을 건너뛰어버릴 수도 있고요. 그렇게 잘 알면 그냥 직접 사업을 하겠징~~~ - ㅅ - 하는 마음이 저도 한가득합니다.


정해진 성공 방정식이 없다는 걸 잘 알고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를 향한 제가 배운 몇 가지 애티튜드가 있어 공유드려요. 업계 선수들이라면 아주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도 다시 한 번 다짐 하는 김에 정리해 봅니다.



1. 프로덕트는 반드시 가치를 내야합니다

비용이 프로덕트에 <들어가서 통과하면> 그 이상의 가치가 아웃풋으로 나와야 합니다. 여기서 가치란 사회적 Social 가치를 뜻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또는 고객 가치를 말해요. 저는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가치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편이라 <프로덕트에 의한> 주주 또는 회사의 가치로도 확장하지 않는데요, 이러한 관점을 프로덕트와 사용자 중심으로 사고하는가 아닌가의 주요 핵심으로 보고 있어요. 글로벌 양적 완화나 Covid-19와 같은 사회 이슈 덕분에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면 좋지만, 그게 프로덕트와 관계없다면 저는 석유재벌 같은 느낌이 들 것 같...기 보다는 좋은 프로덕트로 일상과 산업에 혁신을 주는 것이 임팩트이니까요!



2. 프로덕트의 데이터가 Unique Value를 설명해야 합니다



코너에 몰린다고 소금물 켜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어요. 프로덕트 목표가 매출을 높이는 것이라고 해서 고유 가치 제안(Unique Value Proposition)을 무시한 숫자 총계 맞추기에 급급하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로덕트의 트랜잭션을 만들어내는 파이프라인과 지표 포트폴리오를 핵심 UVP와 갭이 없도록 줄여나가는 것을 임팩트에 다가가는 걸음으로 보았습니다. 우리 제품인들은 이 사실을 이미 실무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벤트 체리피커를 피하고 싶어하니까요. ㅎㅎ



3. 프로덕트의 격을 낮추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급해도 소금물 켜지말라 버전 II입니다! 격이라고 표현하니 마치 프리미엄 포지셔닝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그보다는 이미지, 메시지, 컨텐츠, 브랜드 등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과 퀄리티를 타협하지 말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쥬니어 기획자 시절에 "절대로 2류 디자인을 그대로 채택하지 말라"는 사수들의 조언을 들은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굉장히 상처받는 표현이었지만 퀄리티에 대한 어떤 오기를 갖게된 계기가 되었지요. 또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본다고 해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채널과 제휴관계를 맺는 것도 절대 금물이었습니다. 우리 프로덕트는 사용자에게 어떤 인상으로 다가가고 싶은가 수시로 질문해야 합니다.



4. 프로덕트끼리 카니발을 내지 않습니다

 


매출이나 트랜잭션 총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프로덕트와 프로덕트간 카니발이 난다면 만루 홈런을 칠 수 없겠지요.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중이 아니거나 은퇴시기(Retirement Phase)에 진입한 프로덕트가 아니라면 서로 시너지가 나도록 설계하거나, 서로 다른 UVP를 대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이걸 뒤집어 이야기하면 하나의 프로덕트에서 N개의 UVP를 제안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스케일링의 일종이기도 하구요. 저의 경우에는 의외로 카니발이 날까봐 막연히 두려워서 MVP 시도를 못했다가 오히려 실행하고 나서 다른 사용자 그룹을 발견한 적이 있었어요. 단 하나의 고객가치만을 신주단지 모시듯이 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관련 내용을 다음 지면에서 자세하게 풀어볼게요!



5. 늘 의심하고 이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왼쪽 그래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주니어 기획자 시절에 저는 저 그래프를 마주하면서 어떤 노력도 리텐션에 소용이 없구나 좌절했던 적이 있어요. 우리 서비스는 확장에 실패한걸까, 이게 다일까 생각한 적도 많았지요. 실제로 조직 분위기도 크게 서비스에 기대하는 게 없어 보였구요. 저는 운이 좋게도 구원투수 같은(이것 저것 따지기 좋아하는) 새로운 리더를 만나면서 의심 목록(Doubt List)이라는 것을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리더에게 업무 보고를 하며 위 그래프를 열고 웅얼웅얼 설명을 하던 날이었는데요, 그가 질문 하나를 제게 딱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 버틈라인은 절대로 여기서 내려가지는 않네요?" 그 한 마디가 뒤통수를 팍 치는 느낌이었어요. 그 날 이후 저는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버틈라인의 사용자를 집요하게 분석하였고, 그렇게 하고나니 매우 다른 성향의 사용자를 가설로 설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표의 상승은 말할 것도 없구요!



여기까지 총 다섯 개의 애티튜드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위에 정리한 내용들은 말 그대로 애티튜드의 집약이라 구체적인 How-To를 담지 않고 어느정도 일반화 된 표현을 채택하였어요. 도메인 별, 프로덕트의 역할별, 사업 형태별로 이 다섯가지의 태도를 접목시킬 일들은 천차만별일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다른 직무에도 사용할 수 있구요. 그럼에도 이런 종류의 지침은 저를 일관성 있는 행동으로 이끌어 준 것 같습니다. 바로 본질과 핵심을 꿰뚫으려고 하는 행동 말이죠.


홈런으로 흥하는 PM라이프를 응원하며,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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