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게 빵끗 웃는 동백꽃

유통기한이 지워진 사랑

by Matricaria

동백나무는 온 세상이 흑과 백을 띈 겨울에도 온전히 제 모습을 지키고 있잖아. 나뭇잎은 탐스록도록 잘 읽은 초록색 같아. 잘 보면 차디 찬 겨울의 햇빛을 유일하게 따뜻한 빛으로 품고있어. 그렇지?

새빨갛고 청초한 빛깔을 담은 꽃의 색깔은 또 어떻고. 깨끗한 얼굴을 하고 희망을 말하는 것 같아. 눈보라치고 비바람이 불어도 나 여기 굳건히 서있을테니 언제나 조심히, 그리고 또 천천히 오라고.

정말 그렇게 말하는 것 같지 않아?

피곤한 눈을 하고 ’나 안피곤해’ 하며 내 손을 꼭 잡아주는 널 보고 자주 피식거려. 나 몰래 조는거 다 알거든. 고개 돌려보면 하품을 연속으로 하고 잠시 다른 곳에 집중하다가 얼굴을 쳐다보면 눈을 감고있는 너야. 그토록이나 피곤한 이유는 네가 날 위해 항상 먼길을 찾아오니 말이야. 한편으론 많이 미안하면서도, 미안해하면 네가 서운해할까봐 고마운 마음을 더 먹으려 노력하고있어.

‘달이 여기에 떠있네~’

글쎄, 불만있으면 직접 말해. 내가 남들보다 유난히 얼굴이 동그랗고 이마가 도드라지긴 했지. 그런데 내가 정월대보름에 내 얼굴이 보름달 같다는 문자 받았었다고, 그게 참으로 빡쳤다고 얘기 했어 안 했어.

역시 내가 타격감이 좋은걸까? 그 사실이 조금 언짢아. 그래도 네가 내 얼굴이 달이라며 들여다봐주는 덕에 떨어진 속눈썹은 제때 털 수 있게 됐어. 퉁명스럽게 말했다만 네 손을 내 얼굴에 갖다 대는 순간은 아직도 왜이렇게 설레는지 도통 모르겠단다. 난몰랑.

‘사진 찍어 보내~’

처음엔 얘가 왜이럴까 싶었지. 내 얼굴 감자닮아서 뭐 삶아먹긴 좋아도 계속 보긴 질릴텐데 뭐하자는건가 싶었어. 그러다 그리운 마음을 가지고 너를 걱정한 시기에 깨닫게 되었어.

너의 마음을 전부 알 수 없지만 보낼 수 있을때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내야겠구나. 내 마음이 너를 담고있는 만큼 너도 날 생각하고 있겠구나. 그리고 사람 마음을 함부로 알려고 해서도 안되는 것을 알게 됐어. 가끔은 모르는척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단다.

’내가 이럴 줄 몰랐는데… 내가 러브버그가 될 줄 몰랐는데.‘

이건 내 친구가 한 말이야. 나도 지극히 동의해. 정확히는, 내가 누군가를 이토록이나 그리워하고 마음에 담아 소중히 간직하게 될 줄 몰랐다는 부분에 동의해.

감히 영원을 바란다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말이라고 생각했어. 여전히 그렇게 판단하지만 ’그럼에도’라는 변수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말을 부디 꺾어버렸으면 좋겠어. 간사하지, 내가 경험한 넌 나와 비슷한 취향인 것 같은데.. 아닌가..? 음~ 그냥 그렇게 생각해~ 하고 웃고 넘긴 일이 많았던 것 같아.

그냥 네가 참 좋다.

그래서 결론은 말이야

네가 떠올린 난 동백의 모습을 하고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어. 세상의 그 어떤 말도 힘이 되지 않을때 너를 위해 만인이 인정하는 미친 짓 하나쯤은 용감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고

너를 매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네 손만 잡으면 마음에서 희망이 폈다고

너로 인해 삶을 새로 하나 선물받은 사람이 있었다고

그렇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감히 영원을 바란다면, 내가 그렇게 한켠에 기억됐으면 좋겠다.

한켠의 용량은… 월에 만 사천원 내는 2TB 정도?

유노왓암세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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