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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Feb 12. 2024

함께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

기사 말미에 “When you eat together, you stick together “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로 자연스럽게(?) 의역하는 부자연스러움은 교사라는 직업의 한계성일까, 개인의 관념성일까, 싶다.


먹는 건 인간의 기본 행위로 같이 먹으면 같이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민주주의는 부차적인 정치행위일 뿐 어떤 정치체제도 먹는 것보다 우선할 순 없다. 먹는 게 먼저고 필수조건이다.


먹는 건 인간 생존의 필수 조건임에도 식당 아줌마, 이모로 통칭되는 음식을 조리하는 조리원 대부분은 최저임금 또는 비정규직이다. 부차적인 정치(경제) 행위를 하는 자들은 훨씬 많은 돈을 받고, 권력을 가지는 현실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어쨌든 교사 출신 필자 덕에 몇 년 만에 극장을 가기로 했다. 14,000원이면 OTT 세 달 가격이니 돈을 생각하면 갈 수 없지만,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집에서 OTT 볼 때 핸드폰 하거나, 빨래 돌리고, 커피 내리는 등 다른 일을 자연스레 하는 게 불편했다. 어느덧 어쩔수 없이 혼밥이 익숙해진 택배노동자지만 함께 먹는 게 항상 그리웠다.


상영시간 내내 영화에만 집중하고 싶어서다. 함께 먹으며 단단해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를 만나고 싶어서다. 같이 먹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고 싶어서다.


여전한 현역이어서 고마운 1936년생 켄 형에 대한 존경과 이런 소재여도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부러움에 14,000원 따위!

https://omn.kr/27b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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