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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Jun 11. 2024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

2023년 8월 초 파슈수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퇴근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마음에 급했다. 부산역 앞에서 차가 밀리기에 비어있는 1차선(버스 전용차선이었다)으로 아무 생각없이 들어섰다. 그리고 깜깜해졌다. 얼마 동안 기절했었는지 모르지만 누군가 나를 깨우고 괜찮냐 묻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기가 어딘지 멍하고 상황 파악이 안 된다.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 길가에 앉아 헬멧을 벗고 뭔 일인지 파악하는데, 버스 전용차선 들어서면서 버스 오는 걸 못 보고 추돌했다. 그나마 다행이건 다친 사람이 없고, 오토바이도 별 부상이 없고, 버스는 앞범퍼가 약간 들어간 정도다.


보험 접수하고 내 몸을 살피는데, 팔과 손이 까여서 피가 제법 나고, 목이 뻐근하다. 보험사 현장조사원이 사고접수한 후 괜찮냐, 버스랑 부딪혔으니 병원 가보라는데, 이미 1시간이 지났다. 마음이 더 급해졌다. 이리저리 움직이니 찌뿌둥하지만 움직일만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다음날 팔을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어깨  통증과 옆구리 타박상으로 10여 일 쉬어야했다. 상처의 아픔은 이미 사라졌고 아물었지만 원래 있었던듯 옅은 점처럼 흉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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