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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Mar 08. 2024

다음 소희, 다음은 누구?

일개 교육청 장학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이 팔아먹을 소재를 찾아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처럼 국내, 필리핀에 이어 일본 범죄단체로 소재를 넓힌 범죄도시류의 범죄액션물과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정체불명의 민족 감성이 여전히 먹히는 이순신류의 국뽕액션물에 흥미가 없어 극장을 가지 않았다, 는 핑계다.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 갈 이유가 없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역시 총질, 칼질로 사람 목숨을 너무나 쉽게 빼앗으며 보다 폭력적이고, 도발적인 표현만 넘쳐난다. 이야기는 점점 위축되고 표현 수위만 강해지는 방식이 들입다 섹스만 해대는 포르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콘텐츠의 양은 많아졌는데 볼 거는 별로 없다. 양이 일정 이상이면 질을 변화시킨다는데, 하향평준을 말한 건가?


#다음소희

괜찮다는 얘기는 진작에 들었지만 정 볼 거 없을 때 보려고, 너무 무거운 주제 아닌가 싶어 묵혀뒀다. 영화는 특성화고 출신의 현장실습 나간 소희가 겪는 일상과 그를 대하는 사회(기업, 학교)가 전반부, 소희의 죽음 이후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만나는 어른들의 세상(논리)이 후반부를 이룬다. 배두나가 영화 전반부에 나오지 않기에 잠깐 출연했는데, 마케팅으로 활용하려고 포스터에 썼나 싶었다.


배두나의 훈계조 대사가 살짝 거슬렸지만 공무원의 진부하고 상투적인 대사와 소희가 죽기 직전 찍은 춤추는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떨구는 장면이 남는다. 교사와 교육청, 교육부 등 한국의 백년지대계업에 종사하는 공무원(특히, 교사)은 봤으면 한다.


노동하는 누구나 노동권을 가지고, 법으로 보호받는 민주공화국에서 민족, 민주, 인간화를 내세우고 참교육을 외치며 교직원‘노동조합‘을 만든 교사들이 노동권 대신 ’교권'이란 용어를 쓰며 특별한 지위를 가지려 한다. 부탁이다. 선생질 그만하시고 영화나 보시라.

#넷플릭스 #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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