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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Mar 05. 2024

나는 내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30도 넘는 습한 무더위에 땀방울이 후드득, 빗물처럼 땀을 줄줄 흘립니다. 어느 순간부터 더 뽑아낼 게 없는지 땀이 안 나요. 얼굴을 손바닥으로 훔치면 서걱서걱, 쨍쨍한 햇살에 하얗게 소금꽃 피운 염전처럼 얼굴은 소금밭이 돼요. 

예상했어도 설마 했는데, 너무나 쉽게 내팽개쳐진 약속이 서럽고 비참해서 울컥 쏟은 눈물이 소금밭에 흘러요. 

쏟아붓는 장대비에 둑 터진 염전처럼 소금밭을 흐른 짠 눈물이 입으로 물밀듯 들어와요. 비가 그쳐야 둑을 탄탄하게 세우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넋 놓고 하늘을 원망하는 염부처럼 눈물을 멈추려고 하늘을 바라보는 택배노동자는 오늘이 지독하게 원망스럽습니다. 모든 걸 끝장내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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