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엘베 버튼을 몇 번 눌러도 작동이 안돼서 뭔 일인가 싶었다. 에잇~ 걸어서 7층을 오르고, 다음날 엘베 문 옆에 부속품 고장으로 14일까지 엘베 중단 공지문을 봤다. 작동하지 않는 엘베를 탓하고 불만을 쌓아봐야 내가 계단을 올라야 하는건 변함없다. 마침 바쁠 일도 없는 휴가 기간이니 다행이라 생각하자, 했다.
바이크를 못옮겨서 탈 수 없는 게 아쉽긴 하만 며칠 안 탄다고 몸에 탈이 나는 것도 아니고, 100kg 넘는 놈을 계단으로 옮길 수도 없으니, 여행 갔다 와서 타자 싶었다.
후쿠오카 여행 중에 대출도서 반납 문자를 받았다. 아~ 도서관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아서 오토바이로 다녔는데, 엘베 미운행으로 오토바이를 못옮겼고 대출도서 반납을 못했다. 상관없어 보이는 개별적인 일이 상호 연결된 결과다. 오늘은 어제까지 쌓인 결과란 점에서 인간 관계도, 감정도 비슷하다.
14일 밤 11시 가까이 도착했는데 엘베 정상 작동이다. 15일 아침에 오토바이를 1층에 내리고 도서관 가려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머리는 비를 핑계로 안 갈 이유를 찾고, ‘공공성’을 훼손하지 말자는 단 하나의 이유를 가진 몸이 맞선다. 언제나 그렇듯 몸을 지지한다. 출발~
오토바이는 기종이 무엇이든 몸으로 타야 한다. 작년 늦여름 이후 빗속 질주(라고 해도 60~70km 내외지만)는 두 번째다. 오호~ 상큼한 출발이었는데, 공항로에 접어들고 5분이나 달렸을까? 몸에 부딪히는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는 듯하다.
강서도서관 3권 도서반납하고 국회도서관으로 이동. 1권 반납하고 소설 3권 대출, 겉옷 완전, 속옷 2/3 , 양말 1/3 젖었다. 몸이 조금씩 떨리고 살짝 춥다. 얼른 집에 가서 젖은 옷을 벗고 싶을 정도로 몸에 척척 감기는 느낌이 찝찝하다.
아직은 비 올 때 오토바이 타는 게 무리인 계절이다. 무릇 모든 일엔 때가 있는 법, 빗속을 달리고 싶다. 여름아~ 어서 와라!
부산시는 15분 시티 같이 시민의 삶에 별 도움되지 않는 쓸모없는 속도전에 열올리지 말고, 남녀노소 누구나 대중교통으로 어디든 편하게 나다닐 수 있게 대중교통 운영방안을 촘촘하게 짜는게 낫지 않을까?
같은 지자체에 있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시설물을 이용하는데 버스를 2번씩 갈아타고, 1시간 이상 걸리는 건 명백한 차별 아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