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할 때는 근처 가까운 식당에서 혼밥 했는데 1월 말부터 배송이 아닌 내근 업무로 전환되어 여느 직장인들처럼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는다.
월급 빼곤 다 올랐다는 요즘 점심밥값이 8천 원 이하를 찾기 힘든데, 직장 근처에 7천 원짜리 뷔페식 식당이 생겨 자주 간다. 직장인에게 점심 메뉴 고르기보다 중요하고 힘든 게 없는데 뷔페식이라 뭐 먹을지 고민할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반찬이 조금씩 바뀌고 고기는 꼭 포함되는데 비슷비슷한 맛이고, 2~3일 연달아 먹으면 물려서 다른 식당(밀면, 중국집, 국밥 등)을 중간에 끼워 넣는다. 오늘은 이틀 째니까 뷔페식 식당으로~ 다행히 간장이 아닌 고추장 양념 고기다!
직장 옆에 제법 큰 아파트 단지가 있지만 공단 지역이라 그런가 길에서 어린이를 본 적이 거의 없는데 어린 오누이가 앞서 걷고 있다. 쟤들은 땡볕에 어딜 갔다 오는 걸까? 오빠 옷자락을 꼭 쥐고 걸어가는 동생은 뭐가 그렇게 궁금하고 할 말이 많은 지 재잘대고 오빠는 만사 귀찮은 듯 껌딱지처럼 붙은 동생에게 건성으로 대답한다.
-오빠야~ 저거 머꼬?
-나도 몰라
-오빠가 모르마 되나?
-오빠도 모르는 건 몰라
-진짜로?
-어
저렇게 오빠 옷자락을 꼭 쥐고 걸어가는 동생, 그렇게 꼭 붙어 다니며 걸어 다녔던 걸 기억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