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 땐 몸으로 견디자

by 딜리버 리

이전 기억이 불쑥 떠오르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고, 일주일 전까지 사랑했던 사람의 변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결국 나를 탓하기가 반복되었다.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듯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심란할 때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듯이 오로지 몸에 집중하는 게 감정을 추스르는데 효과가 있다. 마음은 마음으로 다스려지지 않는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일단 시동을 건다. 부드등~


마음이 답답해서 탁 트인 바다가 보려고 영도로 고고! 영도다리, 영도경찰서 지나 오른쪽으로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씽씽 달리며 바다를 실컷 보자 했는데, 흰여울마을로 가는 도로 입구부터 자가용이 섰다 가다를 반복하는 정체다. 뽈뽈이 오도방은 막히거나 말거나 자가용 사이를 쌰사삭~ 빠져나간다. 대한민국의 관광지, 핫플은 자가용과 그에 따른 도로 확장, 늘어나는 주차장 덕분에 망할 것이다, 아니 망해가고 있다.


부산박물관에서 본 18세기 일본인이 그린 부산 지도에는 현재의 영도가 절영도로 표기되어 있고, 서너 마리의 말이 그려져 있었다. 섬 한가운데 봉래산이 있고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는 북쪽에 거주지가 형성된 지형이 제주도와 비슷해서인지 작은 제주도라 불리기도 했다는데, 조선시대엔 목축장이 운영되었단다. 그런 연유로 목장원이란 식당이 있었나?


그게 음식점이든 카페든 국중박이든 어디나 비슷하지만 유명해지면 그곳만 찾고 거기만 붐빈다. 정작 그곳에선 북적대는 인파에 치이고 떠밀려 다니면서 제대로 그곳을 느낄 새도 없지만 인증 사진 찍는 것으로 자신도 왔다감을 알린다.


어쨌든, 흰여울마을만 지나면 막힘없이 달린다. 바다를 실컷 보며 오도방으로 영도 한 바퀴~ 썩 괜찮다. 온몸으로 만난 바다 덕분에 감정도 나아졌다. 마음이 힘들 땐 몸으로 견디는 것이다.

#영도 #오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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