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아이폰을 썼다. 디자인, 인터페이스 좋고, 쓰는데 불편 없으니 지금까지 아이폰이다.
주변에서 우리나라꺼(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직도 이런 논리를!)써야지 해댔지만, 애국, 애족 따위 달달구리한 감정은 타고날 때부터 없는 듯 하고, 또 하나의 가족,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따위의 이념을 퍼뜨리며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는 삼성 제품을 노동자가 쓰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1인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팀 쿡 이후 디자인 별로고, 유선 이어폰 없애고 무선 이어폰 쓰게 하며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게 싫지만, 운영체계 업데이트를 꾸준히 해주는 데다 기변을 몇 년씩 늦게 해도 큰 불편이 없어 그냥 썼다. 올해 4월 초, S의 몸무게 목표 실패로 7에서 14 프로로 순식간에 버전업 했다. 지나고 보니 배신에 따른 보상이 되었다.
혼자가 된 후 휴무일에 뭐라도 해야지 싶어 이틀 전인가 산악회 알아보다가 몇 시간씩 버스 타면 이어폰 필요하겠다 싶어 검색하다가 오른쪽, 왼쪽이 선으로 연결된 제품을 보고, 오~ 이거다 싶어 주문했다. 반품제품이라 작은 흠은 있지만 정상작동이고, 무엇보다 정상가보다 훨씬 싸다. 바로 구매!
아침에 담배 피우다가 문득, 이어폰(뿐만 아니라 헤드폰) 예전부터 잘 안 썼으면서 왜 사? 그리고 너 음치, 박치에 막귀잖아. 바로 구매 취소했다. 언제부턴가 꼭 필요해 되묻는다. 내 의지와 필요로 소비하는 것 같지만 기업의 광고가 욕구를 충동하고 자극하는 게 분명하니까.
나를 떠나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또는 원망) 보다 내가 떠나갈 준비를 해야 할 나이다. 짐이 많으면 홀가분해지기 어렵고, 홀가분하지 않으면 둔해진다. 꼭 필요한 게 아니면 버리자, 갖지 말자. 혼자인 시간을 견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