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큰 배꼽

고프로 10

by 딜리버 리

2025년 12월 서울 출장 어느 날, 여름부터 서울 출장을 종종 같이 왔던 동료랑 치킨에 맥주를 하던 중,


-내년엔 어디 갑니까?

-ㅎㅎ, 해마다 어디 간다고 정해논 것도 아닌데.

-매해 나가잖아요? 다들 궁금해할걸요. 또 어디 가는지... 부럽기도 하고

-우즈벡이나 조지아가 땡겼는데, 프리다이빙 하고는 동남아, 이집트가 자꾸...

-이집트요?

-다합이라고 다이빙 성지가 있어. 멀어서 짧게 가긴 그렇고. (출장 때 자전거를 싣고 오는 자전거 중독자라) 니는 어디 안 가나?

-3월에 대만 가려고요

-대만? 아리산 로드?

-오~ 아네요. 아리산 아니면 타이동쪽 생각 중입니다

-타이동 괜찮더라. 나도 대휴 들어오는 거 봐서 3월엔 가려는데...

-다이빙하러요?

-어.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로

-오키나와 괜찮잖아요?

-동남아가 가성비가 월등하니까. 참, 영화학과 나왔제? 연출 전공이가?

-아뇨, 촬영요. 단편 몇 편 찍고 광고회사 일하다 관뒀지예

-잘됐다. 액션캠 추천해 주라

-용도는?

-오토바이 타고, 다이빙 때 찍을라고. 스마트폰으로 찍긴 버겁고

-스펙이 엄청 좋을 필요 없지요? 안 쓰는 거 있는데...

-뭔데?

-고프로 10요. 그냥저냥 쓸만합니다. 행님 쓸 거면 5만 원에 넘길게요.

-오키


출장 마무리로 치킨에 맥주 마시다 고프로 10 본체와 배터리 3개를 중고로 싸게 샀다. 며칠 만지작대다가 다이빙용 방수케이스 정품은 카메라 가격보다 비싸서 이건 아니다 싶어 호환품으로 샀다. 혼자 돌아다니고 동영상을 잘 찍지 않는데 길게 뽑히는 부력봉이 필요할까 싶은데 없는 것보단 낫겠다 싶고, 미니 삼각대도 가능해서 조금 비싼 3단 부력봉을 샀고, 손에 들고 다닐 필요 없어서 활동성이 보장될 것 같은 손목스트랩을 구매했다. 금액상으론 배(카메라)보다 배꼽(액세서리)이 크다. 이미 배보다 큰 배꼽인걸 어쩌겠는가? 자주 사용해서 배꼽 크기를 줄이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명절 연휴에 극장이지. 모퉁이극장 가려고 왼 손목에 손목스트랩을 차고 시동을 걸었다. 어라~ 이건 생각 못한 변수인데... 사이드미러가 앵글에 들어와서 화각을 정면으로 두면 사이드미러가 계속 잡혀서 측면으로 틀었다. 매번 오토바이 타고 내릴 때마다 액션캠을 뗐다붙여야 하는 고정식 거치대는 모빌리티스럽지 않아서 손목스트랩을 쓰려는 건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액션캠에 대한 재미가 얼마나 갈지, 얼마나 쓸지 알 수 없지만 하나를 얻으면 그만큼의 고민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게 물건이든 마음이든.

https://youtu.be/NDmeOKsVLiw?feature=shared

#액션캠 #고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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