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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Jan 18. 2024

이미 밤이 왔다, 젠장~

택배 노동자의 휴무일

휴무일 전날,

2주에 한 번 꼴로 저녁(9시 이후니 야식인가?)은 고생한 몸에게 보상을 겸한 홀로 잔치를 벌인다. 마트에서 돼지고기 뒷다리살(6,000~8,000원)과 쌈채소, 소주, 맥주를 산다. 돼지고기를 에어프라이어(에프를 접한 뒤 삶의 질이 달라졌으니 별도 소개를 할 참이다)에 앞뒤 뒤집어가며 20분 정도 굽고, 가위로 큼지막히 자른 후 다시 10여분 정도 굽는다. 이때 토마토, 고구마 등을 같이 구워 먹으면 별미. 풀무원 양념장에 다진 마늘, 참깨, 청양고추를 넣어 쌈장을 만든다. 술은 소맥에 레몬즙 약간 넣은 로우볼이면 파뤼 준비 끝. 아참참~ 육체노동자에게 탄수화물은 필수, 밥은 꼭!


휴무일 아침,

세탁기를 돌린다. 세탁기가 알아서 돌아가는 동안 통밀 식빵 토스트(삼립, 파리바게트, SPC 제품 안 쓴다)를 굽고, (직접 뚝배기로 볶은) 커피를 정성들여 내리고, 냉장고에 있는 계란과 토마토를 꺼내서 프라이팬에 계란을 반숙으로 프라이하고, 토마토를 적당히 지진다.


빨래를 넌다. 엄마에게 전화한다. 다른 약속이 없으시면 엄마표 점심을 먹으러 파슈수를 탄다. 다른 약속이 있으시면 파슈수를 타고 도서관에 간다. 나선 김에 어디든 한 바퀴 돌고온다.


휴무일 점심,

근무일과 달리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아서 보통은 건너뛰고 늦은 점심을 겸한 이른 저녁을 먹는다. 만사 귀찮으면 라면에 밥 말아먹는데, 가급적 안그러려고 한다. 국물용 멸치와 냉동 관자를 팔팔 끓인 후 멸치는 건져내고, 파스타 면과 토마토(12등분), 느타리버섯을 넣고 6분 정도 끊인다. 청양고추, 다진 마늘 넣고 살짝 데운 프라이팬에 파스타 면과 토마토, 느타리버섯을 올리고. 면수를 적당히, 올리브오일은 듬뿍, 뭉글뭉글~ 면이 완전 익기 전에 불을 끄고 그릇에 옮겨 담는다. 오늘은 바게트가 있다. 이야호~


휴무일 저녁,

청소기를 돌린다. 창 밖은 어둑어둑, 이미 밤이 왔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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