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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Jan 08. 2024

내일을 미리 실망할 필요 없다

요 며칠 아침에 일어나서 핸드폰 보며 뒤척이다 스트레칭 빼먹는 일이 종종 있었다. 틈만 나면 머리는 몸의 편함을 요구하는데, 그 유혹이 달콤해서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머리가 편함을 떠올리기 전에 몸이 움직일 수 있게, 몸을 안 움직이면 머리가 불편해지게, 틈을 주지 말자, 며 일어나서 스트레칭(목 돌리기, 허리 좌우로 틀기, 무릎 굽혔다 폈다, 손목 돌리기, 팔 굽혀펴기(50개, 40개, 30개 3회) 완료.


휴무일 아침, 언제나처럼 통밀 식빵(#SPC 제품 안 씀. 나 하나 안 사 먹는다고 #파리바게트 꿈쩍할 것 같냐 했던 놈들! #남양유업 10년 불매운동의 결과를 보란 말이다.) 토스트기에 구워서 잼 발라 먹으려다, 으음… 내 몸은 소중한데 싶어, 냉장고 문을 연다. 뭘 하려고 사놓은 지 모를 채소(쌈채소가 아니라 샐러드용인 듯한데), 만가닥 혼합버섯, 계란, 토마토 있다.


스텐 프라이팬을 달군다. 잘게 썬 토마토와 버섯을 깔고 계란 3개를 풀어서 붓는다. 아~ 스텐의 어려움이란! 아마도 스텐 버릴 때까지 잘 쓰는 건 불가능할 듯. 원래는 전 같은 형태였건만 눌어붙어서 오믈렛이 될 수밖에 없어 간장 살짝 뿌리고, 대만산 소스 2종 넣어서 뒤적뒤적, 오~ 비주얼은 괜찮은데!


먹어보니 맛도 괜찮고, 오히려 아침식사로 나은 것 같다. 의도한대로 전 형태가 되었으면 오믈렛은 생각지 않았겠지, 실패는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일 수 있는데 오늘 실패했다고 내일을 미리 실망하고 낙담할 필요 없다. 음식이든 사람 관계든, 세상사가 그런 듯하다.


토스트기에 빵 굽히는 냄새 쏠쏠~ 정성 들여 커피 내려서(지금껏 4숟가락 했는데 3숟가락이 적정한 듯) 창가에 앉는다. 휴무일 아침, 시작이다. 오늘은 책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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