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11:00 새까맣게 타버린 팬케이크
토요일 아침의 망한 수플레 팬케이크입니다. 예쁜 것만 올리고 싶었는데, 흑. 주말을 이렇게 상큼하게 시작하나요. 언젠가 폭신하면서도 도톰한 수플레 팬케이크를 보고는, 집에서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쉬운거예요. 머랭 만들기도 쉽사리 성공했고, 모든 것이 착 진행된다 싶었는데 음?? 어디서 탄 냄새가? 불에 반죽을 올리고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타버렸네요. 덜 익은 것 같더라도 아랫부분을 들춰보며 익기를 조절해주세요.
수플레 팬케이크는 일본이 원조라고 하죠. 팬케이크보다는 카스테라에 가까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오사카의 그램(gram)이라는 카페의 수플레 팬케이크를 보니, 두께가 어마어마 하더군요. 어떻게 태우지 않고, 저 두께가 가능한거지? 레시피 좀 가르쳐 주실 분? 혼자 먹기에 배부를 것 같지만, 의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양이예요. 직접 만들어보니 들어가는 밀가루의 양이 상당히 적더라고요. 밀가루가 덜 들어가다보니, 먹고 난 뒤에 더부룩한 느낌도 없고요. 로즈마리의 은은한 향과 시나몬 가루, 메이플 시럽의 조화가 꽤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에 커피 한 잔 곁들이면 주말 브런치론 최고죠. 비록 태워먹기는 했으나, 맛은 꽤 훌륭하니 믿고 따라해 보세요.
재료(1인분) 달걀 흰자 4개, 설탕 4큰술, 강력분 1/3컵, 베이킹 파우더 2작은술, 달걀 노른자 2개, 우유 3큰술, 바닐라 엑스트랙‧레몬즙 1작은술씩, 바나나 1개, 로즈마리 1줄기, 메이플 시럽 적당량, 시나몬가루‧식용유 조금씩
만들기
1 달걀 흰자를 볼에 넣고 전자동 휘핑기로 부드러운 거품이 될 때까지 칩니다. 거품이 됐다 싶으면 설탕을 3차례에 걸쳐 나눠 넣으며, 계속 흰자를 쳐주세요. 저는 푸드 프로세서를 사용했습니다. 거품기 사용은 비추예요.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짜 팔 나갑니다...
2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체에 쳐서 볼에 넣고, 달걀 노른자, 우유, 바닐라 엑스트랙, 레몬즙을 넣어 거품기로 저어주세요.
3 1의 머랭을 2에 3차례에 걸쳐 넣으며 한 방향으로 살살 저어 섞어주세요.
4 기름을 두른 팬에 3을 한 스쿱씩 올려 약불에 굽습니다. 팬의 빈 공간에 물을 살짝 뿌리고 뚜껑을 닫아 3분 정도 구워주세요. 뚜껑을 열고 반죽을 뒤집어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렇게 하면 스팀 효과로 팬케이크의 속까지 잘 익힐 수 있다고 합니다.
5 그릇에 4를 담고, 바나나와 로즈마리, 메이플 시럽, 시나몬 가루를 뿌려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