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행운아』
‘너도 알다시피, 너를 둘러싼 너 같은 수많은 사람들은 너무 헤매고 있고, 너무 외롭고 피곤하고, 또 가난하잖니. 우리는 손을 맞잡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더 나아지기 위해서.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않아. 그러지 않지.
슈탁은 오래도록 침묵했다. 어느 틈에 그는 아이의 손이 자기 다리 위에 놓여 있는 걸 느꼈다. 그는 따뜻한 손을 만지면서 아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이 손을 아주 조금이라도 압박한다면, 이 손은 새알의 작고 얇은 껍질처럼 부서져 버릴 거야.’ p175~176
주저하는 걸 눈치 챈 안더스가 불쑥 아빠 손을 잡았다. 그러자 안드레 빈터에게 옛 기억들이 물밀 듯 밀려들었다. 품에 안긴 아주 작은 생명체, 아주 가볍고 아주 부드러운 향기, 이미 그때부터 어두웠던 잿빛 눈동자, 그리고 너무 가늘어 거의 들리지 않던 옹알이..... 안드레 빈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더스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큰 손에 놓인 이 작은 손을 다시 놓치지 않으려면 무얼 해야 하는지를.’ p18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