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말놀이 1

말놀이, 태아 때부터 경험하는 아름다운 문학

말놀이 들어보셨나요?

말놀이는 말 그대로 말놀이입니다.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말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문학이 되는 말놀이입니다. 어린이문학은 어린이를 대상 독자로 합니다. 어린이는 엄마 뱃속에서 잉태되어 생명을 시작하지요. 아가들이 엄마 뱃속에서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 청각이라고 합니다. 아빠, 엄마의 목소리, 자연, 일상의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아기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인디언들은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듣는 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듣기 수업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 임신한 여성은 하던 일을 내려놓고 조용한 숲길이나 호숫가를 거닐며 아이에게 가족이나 조상, 신화 등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도 가락이나 리듬에 실어서.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쉴 때마다 자장가를 불러준다. 어른들이 일할 때는 요람에 눕혀 큰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는다.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라고 말이다.
『잃어버린 지혜, 듣기』 서정록 지음, 샘터, 2018, p.10


귀로 듣고 말로 하면 되는 말놀이는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 없습니다. 소리를 듣고 입으로 말하면 되지요. 말을 하는 누군가의 소리와 온기를 전하는 놀이입니다.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막 세상에 나온 아기에게 험악하고 나쁜 말을 들려주려고 하는 부모, 양육자는 없을 겁니다. 아기 때부터 많이 들려주고 불러주는 말놀이 바로 자장가입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컸지만 저의 힘들었던 육아 시절, 아기띠를 하고 빨리 잠들기를 기다렸던 그 시간, 엉덩이를 두들기며 이런 말놀이를 나의 목소리로 들려주었다면 훨씬 더 좋았겠다. 말놀이를 배우며 가장 크게 아쉬움이 든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먹으나 굶으나 둥기야

입으나 벗으나 둥기야

외 불듯 가지 불듯

무럭무럭 잘 자래라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인천 바다 조수 밀 듯

동해 바다 물결치듯

둥기 둥기 둥기야

두둥기 둥기 둥기야

-『전래 동요를 찾아서』홍양자, 우리교육, 2000



우리는 손을 통해 온기와 쓰다듬음으로 사랑이 전해지는 촉감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배워서 베이비마사지도 많이 해 주지요. 그런데 목소리의 스킨십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호흡과 숨결, 리듬, 목소리로 전해지는 말놀이로도 우리는 사랑을 전할 수 있습니다. 시각보다 청각이 먼저 발달하는 아가들에게 아름답고 평화롭고 사랑이 담긴 이야기를 많이 들려 주세요. 날씨가 어떻든 기분이 어떻든 똑같은 톤으로 다가오는 CD 자장노래와는 많이 다릅니다. 음표와 계이름이 정해져 있는 노래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저 흥얼흥얼 중얼중얼 그 말을 읊는 사람의 목소리 톤과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리듬이면 충분합니다.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자유롭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울려, 상황과 들려주는 사람의 기운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목소리의 스킨십이 바로 말놀이입니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이 함께 나누는 교감입니다.



말놀이는 자연과 함께 합니다.

말놀이는 구비문학이고 구비문학은 선조 때부터 이어져 온 문학입니다. 아이들은 아침에 나가 들에서 밭에서 강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밥 때 되면 들어옵니다. 비가 와도 놀고 눈이 와도 놉니다. 낮에도 놀고 밤에도 놉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 잠시 쉬기도 하고 빨리 해가 나와 친구와 같이 놀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자연과 함께 했던 일상, 놀이하면서 생겨난 바람, 소망 등이 말놀이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자연이 친구이자 놀이감입니다.


오네오네 비가오네

우룩주룩 비가오네

아츰비는 해님눈물

저녁비는 달님눈물


오네오네 비가오네

우룩주룩 비가오네

밤에밤에 오는비는

청룡황룡 눈물인가

『한국민요집1』 임동권, 집문당, 1980

『옛날옛적 갓날갓적 2』 (사)어린이도서연구회, 2014



비야비야 오지마라

우리누나 시집갈 때

가마꼭지 물들어가면

비단치마 얼룩진다


해야해야 나오너라

짐치국에 밥말아먹고

장구치고 나오너라

-『전래 동요를 찾아서』홍양자, 우리교육,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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