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

by 김작은
출처 @kim_smalll


어깨에 멘 짐

풀려버린 신발 끈

고개를 떨군다


옅은 구름 사이

삼 분 전에 발한

화성의 빛이 반짝거려

고개를 든다


고개 들어 만난 화성이

손에 들린 다른 손을

우리의 만남을


나보다 조금 앞 선 시간에

이미 위로하고 있었다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에 대해 이야기한 것에 많은 사람이 위로를 얻었다.

광활한 우주의 관점을 얻은 것은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실을 작게 만들었다.


그러나 저 광활한 우주를 인식할 개체가 없다면 광활함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구와 1광년 떨어진 별이 비록 1년 전에 죽고 없어지더라도,

죽고 난 1년 동안은 지구에 와닿았을 것이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것이 위로였을까?


의도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달리하여 다가온 별빛은,

왠지 존재의 증명 같은 위로가 되었다.


위로를 바란 빛은, 위로를 발한 빛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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