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가는 길

by 김작은
출처 @kim_smalll


조용히 사라지자

따듯한 겨울

작은 눈송이처럼

퍼지는 굴뚝 연기처럼


조용하게 바스러지자

모든 것을 태우고 남은

검은 재처럼


쉼 없이 속삭이는

고독을 피해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


소리는 없다

시선도 없다

흔적 역사 그 무엇도 없다


되돌아가는 길이다






나는 여전히 끝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다.

시간은 흐르고 있고, 모든 것이 흐르는 과정 가운데에 있다면 끝이란 존재할까?

이별은 만남의 끝일까?

만남은 이별의 끝일까?

이별 후에, 사는 동안 또다시 만난다면 끝이 아닌 걸까?

그렇다면 죽어야만 끝이 날까?

죽음 뒤에 혹여, 영적인 세상이 존재해서 또 만난다면 영영 끝나지 않는 걸까?


두서없는 질문들은, 스스로에게만 던질 수 있기에,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몰아내야 비로소 가능하다.

내 안에 나로 가득해서 남이 들어올 수 없는, 고독의 소리.

그 무엇도 끝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울리는 소리.


창조 이후로는 끝나지 않을 소리.

창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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