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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은 Jun 29. 2023

몹시도 감사한 삶

출처 @kim_smalll


과거를 폐기 못하는 삶

현재를 잊어버리는 삶

상실을 기억하려는 삶

죽음을 떠올리려는 삶

내게 오는 인연들에서

멀어지는 것이 동시에

보이는 허망해지는 삶

그렇게 엮인 인연들의

매듭이 결국 풀어져도

못 잊어 바등거리는 삶

채우지도 못할 바에는

바라지도 않게 돼버린

몹시도 송구한 나의 삶






보색은 두 색이 서로 반대되는 색이라서 대비가 강하다.

섞으면 흰색이나 검은색의 무채색이 된다는 게 매력적인 조화다.


그래서 나는 삶의 형태에서도 보색을 추구하는 것일까?


이를테면, 나는 삶의 끝에서 타인이 슬퍼해주길 바라는 악심을 품고 있다.

내 죽음보다 타인들의 슬픔에 집착하는데

그러려면 사는 동안 타인들의 사랑을 받아야 해서 선심을 베푼다.

악심이 가득하여 선심이 나오게 되는 삶인 것이다.


마치, 악심과 선심이라는 보색을 섞어 무채색이 되기 위한 삶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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