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im_smalll
민주 항쟁의 봄이 지난
그해 가을, 지금 나보다
나이가 어렸던 어머닌
나를 뱃속에 품은 채로
연신 방황하고 다녔다.
나와의 연을 끊은 뒤에
이 세상과의 연도 끊을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
모두 실패해 버린 탓에
결국 나와 어머니 모두
이 세상에서 연명한다.
우울과 가난을 품고서
태어난 내 삶의 의미는
어머니 삶의 연장 외에
또 무엇으로 빚어질까.
소설가를 꿈꿨다.
중요한 것은 픽션이 아닌, 기구한 내 삶의 서사를 적어 내려한다는 점이었다.
혹시라도, 어째서, 그렇게까지, 자신의 삶을 드러내려 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이 시를 이유로 들지 않을까 한다.
과연 태어났어도 되는 삶인지,
죽음을 수반한 이 삶에 어떤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