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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은 Jun 29. 2023

어쩌면, 없었을 생일

출처 @kim_smalll


민주 항쟁의 봄이 지난

그해 가을, 지금 나보다

나이가 어렸던 어머닌

나를 뱃속에 품은 채로

연신 방황하고 다녔다.

나와의 연을 끊은 뒤에

이 세상과의 연도 끊을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

모두 실패해 버린 탓에

결국 나와 어머니 모두

이 세상에서 연명한다.

우울과 가난을 품고서

태어난 내 삶의 의미는

어머니 삶의 연장 외에

또 무엇으로 빚어질까.






소설가를 꿈꿨다.

중요한 것은 픽션이 아닌, 기구한 내 삶의 서사를 적어 내려한다는 점이었다.

혹시라도, 어째서, 그렇게까지, 자신의 삶을 드러내려 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이 시를 이유로 들지 않을까 한다.


과연 태어났어도 되는 삶인지,

죽음을 수반한 이 삶에 어떤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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