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im_smalll
걷잡을 수 없이 자라는
화초의 잎줄기를 잘라
작은 물병에 물을 붓고
잘라진 부분을 담갔다.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잘린 잎줄기들의 생은
물의 양이 주는 것으로
푸른빛 유지되며 아직,
살아있노라 증거 한다.
오늘도 깨어 뜬눈으로
사라져 버린 물의 양을
한동안 계속, 바라본다.
낮게 흐르고 변화하고
정화하며 어떤 삶들의
양분되어 사라지는 삶
생명을 다루는 것이 두려워 화초를 기를 생각은 못했다.
얼떨결에 선물로 받은 화초들이 예상과는 다르게 잘 자라주었다.
너무너무 잘 자라서 잎줄기를 잘라 분화까지 했다.
잠들었다가 아침에 눈을 뜨면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방향감각도 없이 화초를 보려 두리번거렸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심했던 잘린 잎줄기가
잘 크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물병의 물이 줄어든 광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양분이 되어 사라진 걸까, 아니면 증발일까.
모르긴 몰라도 물을 채워주며 말을 걸어본다.
너도 어쨌든 살아내고 있구나. 기특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