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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은 Jun 30. 2023

23.5도 기울기

출처 @kim_smalll


불어온 바람이

피부를 훑어

솜털을 세우고

콧속에 들어와

폐를 식히는,

자전축이 기울어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

반듯하게 서려는

노력이 무상할 때

지구가 주는

위로의 계절






겨울의 시작과 끝을 좋아한다.

23.5도 기운 자전축으로 겨울이 찾아온다.

내가 기울어 사는 것처럼, 지구도 기울어서.

혹은 지구가 기울었기에, 내 삶도 기울어서.

행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삶의 타당성을

부여받는 것만 같아서.


의지나 사유와는 상관없이 살아지는 것처럼,

내 몸뚱이가 스스로 털을 곤두세워

그 사이로 겨울 속 온기를 머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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