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im_smalll
불어온 바람이
피부를 훑어
솜털을 세우고
콧속에 들어와
폐를 식히는,
자전축이 기울어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
반듯하게 서려는
노력이 무상할 때
지구가 주는
위로의 계절
겨울의 시작과 끝을 좋아한다.
23.5도 기운 자전축으로 겨울이 찾아온다.
내가 기울어 사는 것처럼, 지구도 기울어서.
혹은 지구가 기울었기에, 내 삶도 기울어서.
행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삶의 타당성을
부여받는 것만 같아서.
의지나 사유와는 상관없이 살아지는 것처럼,
내 몸뚱이가 스스로 털을 곤두세워
그 사이로 겨울 속 온기를 머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