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은 Jul 05. 2023

출처 @kim_smalll


내겐 허망과 만족 모두

생과의 고리를 끊어낼

충분한 이유였지만,


너는 생을 연장케 하며

어둠을 기록할 수 있는

빛과 색이 되어


차갑지만 따뜻하고

고통스럽지만 행복하고

만족하지만 갈구하게 했다






나는 계속해서 마감하고 싶었다.


고통에 휩싸여 허우적거릴 때도

이쯤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었고,

행복에 휩싸여 만족해 버린 때도

이쯤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어두 칙칙한 생각을 글로 기록하고,

누군가 읽으며 빛을 발할 때 내겐,

적어도 마감을 떠나 갈구하는 것이 생기게 됐다.


나는 계속해서 갈구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존경하는 작가인 김훈의 고찰을 떠올린다.

아래는 명작 [칼의 노래]에서 첫 문장에 대한 김훈의 말이다.

["꽃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이고 "꽃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나의 문장과 서술은 몽매해집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준다고 생각할 때,

나는 문장에 대하여 이만큼의 책임감을 느껴야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래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