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im_smalll
공간 안을 차지한 질량은
그 부피만큼 다른 것들,
이를테면 공기 같은 것을
밀어낸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너를
밀어낸다고 생각했다.
사랑 같은 중력이 없고는
당길 수가 없을 거라고.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인력의 개념보다, 공간의
휘어짐으로 설명했다.
질량만큼 휘어진 공간은
직선으로 나아가던 빛마저
흡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빛은 그저 공간의 궤적을
따랐던 것뿐이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이끌렸던 것뿐이다.
김초엽 작가의 [방금 떠나온 세계]에서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라는 대목이 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사랑하는(이끌리는) 것이라면... 고양이?
아인슈타인의 중력 방정식이 내겐 그랬다.
시간과 공간을 묶은 시공간의 개념부터 질량이 존재하므로
그 시공간이 휘어진다는 식을, 문과생인 나는 이해하기 힘들다.
질량이 클수록 시공간의 왜곡은 심해져서 질량이 극도로 커진 블랙홀은
무게가 없는 빛마저 빨아들이고 시간도 크게 차이 났다.
개념은 어렵지만 추상적인 중력의 개념이 비로소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고,
이는 내게 적잖은 위로가 되었기에 이끌렸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시공간이 휘어 우린 만나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의 만남은 시공간을 넘은 기적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