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은 Jul 07. 2023

사월의 만월(滿月)

출처 @kim_smalll


밤이 찾아오기 전에

가로등도 켜지기 전에

만월이 밝게 떠오른다


짙어지는 어두움을

서글프도록 영롱하게

밝히며 맞이한다


휘영청 달 밝은 밤에

티 없이 맑은 빛의

슬픔이 따듯하다






사월입니다.

유독 아픔이 많은 사월입니다.

억울한 죽음의 슬픔이 만연한, 사월입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예수를 믿고 있고,

예수의 억울한 죽음도 비슷한 시기입니다.

신도 죽어버렸습니다.

그 어디에도 구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구원이 없는 아픔과 고통과 슬픔이 어두워서

외면하고 회피하고만 싶습니다.


그러나 만월.

당신의 부활.


어두움을 밝힐 수 있을까요.

티 없는 영롱함이 서글프도록 맑습니다.

만연한 슬픔이 이상하도록 따듯합니다.

어쩌면 우린 어둠을 밝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린 서로 위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벽 이야기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