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하다는 말.
떨지도 않고 잘하시는데
..
애매해요.
본인만큼 생기고
본인만큼 연기하는 사람들은 많아.
이거 뭐 피드백을 해줄 수가 없네.
본인만의 색깔에 대해 좀 고민해봐요.
애매하다, 애매하다, 애매하다..
나만의 색깔..
해주신 말이 무슨 뜻인 지 안다.
나는 퍽 눈에 띄는 외모도 아니며, 그렇다고 대사 한 마디에 ‘이 배우다’ 싶은 배우도 아니라는 말이다.
혹은 모든 걸 제치고도 자꾸만 눈이 가는 새우깡 같은 매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늘 하나의 배역을 두고 경쟁한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하네' 수준으로는
원하는 그 하나의 배역을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의 깊이는 더해갔다.
타고난 똥고집으로,
잘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지만
그 안에선 결국 하고 싶은 것보다 잘하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할 때가 왔음을 느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시켜주면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겠지.
느낌표를 찾으러 간 곳에서 물음표를 받아왔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 멍 때리다 2 정거장을 지나쳤다.
돌고 돌아 집으로 들어가는 길.
엘리베이터 안의 내 얼굴이 오늘따라 유독 색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