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교육은 정말 안 좋은가?

#2. 교육의 문제

by 수현

한국의 현 교육 시스템이 최선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누군가는 몇 해 전 미국의 前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예찬했던 것을 언급한다. 이때 처음으로 늘 비판만 하던 한국 교육 시스템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한 국가 원수의 언급이 다른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꼭 그의 주장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측면에서 한국 교육을 이야기했는지 살펴보고 그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그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한국 교육에 대해 언급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출처 첨부]

v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한국의 교육열에 대한 칭찬

v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시간에 대한 칭찬

v 교사 처우에 대한 칭찬


오바마 대통령의 칭찬을 순수하게 보면 한국 교육의 장점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와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즉, 주입식 교육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교육열은 계속 높을 것이고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할 것이며 교사에 대한 대우가 좋을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의 칭찬이 한국 교육의 방법론에 대한 것은 아닌 듯하다. 이쯤 되니 궁금해졌다. 지표와 관점에 따라 주입식 교육에 대한 견해도 나뉘지 않을까? 그래서 하나씩 더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모든 지표를 다 검토할 수는 없기에 중요한 기준을 몇 가지 추렸다. 문해률, 학업성취도, 삶의 만족도, 창의성, 기타.


1. 문해율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최저 수준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자료를 찾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OECD는 글자만 읽는 문해율(Literacy Rate)이 아니라 정보를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실질문해율(산문문해, 문서문해, 수량문해)를 조사했고, 우리나라의 한국교육개발원도 비슷한 조사를 진행했다. 2002년 조사에서 16~24세 연령대의 실질문해율은 22개국 중 3위로 높은 수치이다.(노년층의 결과는 평균 미달이었으나 논외 사항이니 일단 넘어가자)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는 교육이 문해율 측면에서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2. 학업성취도

한국은 교육열이 높고 투자를 많이 한다. 그래서 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점수도 높다. PISA는 2000년 이후 3년 주기로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우리나라의 PISA 점수가 OECD 평균 이상이라는 점은 잠시 놓아 두고 다른 측면에서 학업성취도를 보자. 흥미롭게도 한국의 PISA 점수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읽기 분야(Reading)는 12년 연속 하락했다. 다른 기사를 찾아봤지만 점수 하락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설명한 곳은 없었다. 다만 현 교육 시스템이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은 언급할 수 있을 듯하다.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점수 (출처: OECD)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흥미도는 OECD 평균 이하를 보였다. 공부는 잘하는 반면 즐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한 한국 학생들 중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다고 답한 비율이 23.3%로 OECD 평균(13.3%)의 두 배에 달했다(2015년 OECD). 평균치만 봐도 한국 학생의 학습시간은 하루 7시간 50분으로 다른 OECD 국가 청소년이 투자하는 시간에 비하면 약 2~3시간 가량 길다. 비슷한 학업성취도를 보이고 있는 핀란드와 일본에 비해서 인풋 대비 아웃풋 효율성이 매우 낮다는 걸 알 수 있다.


3. 삶의 만족도

이 지표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나 또한 힘든 10대 시절을 보내면서 만족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방황도 많이 했고 건강도 악화된 경험이 있다. 10대의 대부분을 공부하는데 쏟는 학생들이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그들의 건강, 자살율, 의욕 등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삶의 만족도 (OECD)_high satisfaction.PNG
15세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좌: 낮은 만족도 한국 2위 / 우: 높은 만족도 한국 꼴찌)

OECD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평균 6.36점으로 터키 다음으로 낮았다. (최상위권 중 학업성취도 결과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높은 핀란드가 특히 눈에 띈다) 2018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33.8%가 최근 1년 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고 이유 1위는 학업문제(37.2%)라고 밝혔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통계도 간과해서는 안된다(2012년 통계). '교육'이 인간의 성장을 도모하는 가장 중요하고 유용한 방식이라는 걸 고려할 때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해야 할 행위여야 함에도, 가장 왕성하게 공부할 10대 시기에 공부를 질리게 만드는 시스템이 과연 옳은가 묻고 싶다.


4. 창의성

주입식 교육이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자료를 찾다보니 토런스(Torrance) 검사가 있었다. 창의성에는 정답이 없기에 기발하고 창의적인 답변을 하여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아이들을 추적해 보니 기업가, 발명가, 교수, 작가, 의사, 외교관 등으로 성장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검사지는 '창의력의 아버지' 토런스 교수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는데, 토런스 교수에게 직접 사사한 김경희 교수는 연구를 통해 미국 학생의 IQ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창의력은 1998년 이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미국의 공교육이 PISA 점수에 치중해 암기와 문제풀이 위주로 변질되면서 창의력이 급속히 저하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에는 그 공을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창의력 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토런스 상'을 수상했다.

이를 통해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점은 한국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확.실.히'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다른 데이터 또한 이를 방증한다. 미국의 top 대학에 입학한 한국인들의 중퇴율이 가장 높은 44%(중국 25%, 인도 21%, 미국 34%)에 이른다는 데이터는 한국 교육이 입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생존해야 할 21세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5. 기타

1) 데이터를 살펴 보면서 좀 슬픈 현실을 마주했기에 공유해보려 한다.

2015년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97%는 부모가 학교 생활/활동에 관심이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부모와 매일 대화하는 비율은 절반(53.7%) 정도였고, 학교에서 잘하고 있는지 매일 대화하는 비율은 33%에 그쳤다. 부모가 아이의 학교 생활에 관심이 있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대화는 적다는 뜻이다. 아마도 학생들이 공부 하느라 바빠서 대화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다.


2) 주입식 교육의 효과만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겠다. 미국 행동과학연구소에 따르면 학생 중심의 참여 수업이 일방향적 주입식 강의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출처: EBS 교육대토론).

학습효과 피라미드.PNG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 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이야기해 보았다. 물론 내가 간과한 많은 부분이 있을 테다. 하지만 한국에서 초/중/고/대를 나와 입시 교육의 최전선에서 적극적으로 공부했던 개인적 경험과 이후에 만났던 많은 학생들을 보며 이거 하나는 확실히 깨달았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내가 이전 포스팅에서 정의내린 '교육'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만약 아래의 정의에 동의한다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변해야 한다.


나는 교육이 돈 잘 벌고 좋은 직업을 얻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믿는다. 나는 교육이란,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련의 과정이라 믿는다. 나는 교육이란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깨어서 배우고 성찰하고 표현하고 성장하는 과정이라 믿는다.




[첨부: 원문 출처-코리아헤럴드, 인디펜던트, 코리아 타임즈]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10309000191

https://www.independent.co.uk/news/world/asia/president-obama-praises-south-korea-for-paying-teachers-as-much-as-doctors-10398802.html

http://www.koreatimes.co.kr/www/nation/2017/03/182_182961.html

https://www.youtube.com/watch?v=OzJFoUmmOn0


v. Obama has often talked about the education fervor that contributed to South Korea's rapid economic development in recent decades.

v. Obama has called for the U.S. to look to South Korea in adopting longer school days and after-school programs for American children to help them survive global competition. Our children spend over a month less in school than children in South Korea. That is no way to prepare them for a 21st-century economy.

v. In South Korea, teachers are known as 'nation builders. That's how they're described. Here in America, it's time we treated the people who educate our children with the same level of respect. We've got to lift up teachers. We've got to reward good teachers. They pay their teachers the way they pay their doctors, and they consider education to be at the highest rung of the professions.




놀이 교육 콘텐츠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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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水玄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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