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기억할 거리가 많아진다는 것은 행복을 적립한다는 뜻
과거를 생각해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잘 못 해준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밥 안 먹으면 학교 안 보낸다고 꾸역 꾸역 먹게 했던 일, 엄마를 기다리던 엘레베이터 앞 풍경, 술 취해 들어오던 아빠의 모습, 부모님께 화 내고 방문 걸어 잠근 일 등등.
원래 심리학적으로도 나쁜 기억이 오래 가는 법이라는 걸 알기에 이에 대해 큰 죄책감은 없다. 하지만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이 가끔 지금의 관계에 영향을 줄 때도 있다. 그래서 케케묵은 감정은 깨끗하게 정리하고, 지금부터의 우리 기억은 다르기를 바란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지금을 돌이켜 봤을 때 엄마, 아빠, 언니와 함께한 따뜻한 추억이 먼저 기억나서 소소한 장면 하나 하나에 미소 짓길 원한다. 그래서 별 거 아닌 일들이 하나씩 해보기로 했다. 가족 중 가장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게 많은 엄마와의 지난 기억을 새기면서 스스로 감정 정리를 해보기 시작했고,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으며, 따뜻한 추억이 오래 기억되도록 사진과 일기로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기억할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행복한 순간을 많이 적립한다는 뜻이리라.
소소한 일들을 100일간 기록하면 더이상 쓸 말이 없어질까? 며칠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어떤 걸 했는지 딱히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좀 씁쓸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지금부터 열심히 사랑을 표현하고 기록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