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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Apr 15.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8 - 부다페스트1

2023.3.4 야경의 도시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한인민박 라온

오랜만에 조식으로 밥다운 밥을 먹었다. 확실히 이번 여행 중 제일 맛있었지만 한식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은 덜해서 그런지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반찬도 푸짐하게 나와서 배부르게 먹어, 점심은 간단하게 먹게 되기도 했다. 사장님은 친절하셔서 그냥 알던 누나 같았다. 그래서 처음 체크인하면서 자연스럽게 tmi들을 방출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Money Exchange

헝가리는 유로존이 아니라서 환전을 해야 했다.

대부분 카드가 되긴 했지만 가끔씩 현금이 필요하고, 팁도 줘야 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일찍 환전소로 갔다. 부다페스트 최고의 핫 플레이스 여기 줄이 엄청 선다던데 그나마 비수기라서 10분 정도 줄을 섰다.  환율을 좋게 쳐줬다. 역시 유명한 이유가 있네. 환전을 조금만 하려 했는데 대기가 있으니 추가로 환전하는 게 불편할까 봐 예정보다 더 환전을 했다. 환전을 하고 돌아다니다가 투어로 가려했는데 생각보다 추워서 숙소로 돌아가 재킷을 한 겹 더 껴입고 나왔다. 숙소가 시내에 있어 너무 편리했다.


역시 또 비수기는 비수기다. 부다페스트 정도면 한국인들도 많이 오는 편이라서 투어가 모객 될 줄 알았는데 결국 다 모객이 되지 않아 이번에도 프리워킹투어를 신청했다. 이번 가이드는 영어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며 본인은 헝글리시를 사용한다고 얘기했다. 헝가리 특유의 강세까지 더해지니 더욱 알아듣기 어려웠다. 콩글리시 쓰는 사람이 헝글리시 쓰는 사람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리가 없지. 그래서 오늘투어는 1/4 정도밖에 못 알아들었다. 투어 중간에 헝가리어는 배우기 엄청 어렵다는 말을 해주었다. 예시로 건배를 뜻하는 단어가 긴 단어였는데 이걸 영어로 잘 못 들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으로 들린다고 했다.

Magic Number 96

부다페스트의 매직넘버 96이 있는데 부다페스트 성립시기인 1896년을 기념하는 숫자이다. 성이슈반트 대성당의 높이도 96미터인데 부다페스트 지역에 높이제한이 있어 가장 높은 건물로 여겨진다. 그래서 성 이슈반트 대성당 전망대에 올라가면 제일 높은 뷰를 볼 수 있다고는 하는데 사실 주변에 높은 건물들이 좀 있어 전망을 제대로 보기는 어렵다. 이 외에 지도상 좌표를 합친 값, 헝가리 혁명 후의 요구사항을 합친 숫자가 있다.


좀 춥긴 했지만 날씨가 좋고, 교통패스도 끊은 상태라서 밥 먹고 좀 멀리까지 다녀왔다.

세체니 다리는 원래는 보행도 가능했었는데 공사 중이라 버스만 다닌다. 세체니 다리도 건너볼 겸 버스를 타고 건너서 부다 지역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을 기준으로 서쪽은 부다, 동쪽은 페스트 지역으로 나뉜다. 대체로 부다가 부자동네이고, 집값도 더 비싸다고 한다.

Bem Söröző Étterem

다리 건너 버스에서 내려 근처에 있던 식당은 대기가 있어 트램을 타고 좀 더 이동해서 식당을 갔다. 약간 던전입구 같은 느낌의 입구로 들어가니 꽤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이다. 굴라쉬와 가니시로 덤플링을 선택했다. 영어 메뉴판이라 덤플링이라고 나왔는데 아마 피에로기가 아닐까 한다. 나온 걸 보니 이건 만두라기보단 수제비였다. 피에로기는 만두처럼 생긴 것뿐 아니라 이런 밀가루 반죽류도 포함되나 보다.

한국인 투어 모객은 안 됐지만 그래도 야경투어는 많이들 하는 편인지 야경투어는 모객이 돼서 신청했다. 숙소에서 좀 쉬다 보니 숙소에 오늘 체크인한 분이 있기에 인사를 나눴다. 그분이 먼저 나가시고, 조금 있다가 나도 나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어디가시냐 물으니 야경투어 간다고 한다. 혹시 이슈반트 대성당에서 모이냐니 맞다고 한다. 같은 투어라서 동행했다. 얘기를 나눠보니 회사 그만두고 몰타에서 어학연수 중이고, 주말을 맞아 한식도 먹을 겸 여행 왔다고 한다.

Gelarto Rosa

미팅장소에 도착하니 시간이 좀 남아 근처에 있는 이쁘기만 하다는 젤라토를 사 먹는데 이쁘기만 하다고 해서 별 기대 안 했는데 맛있다. 역시 젤라토라 기본이상은 하는 것인가?

Citadella kilátó

전용차량을 탑승하고 엘리자베스 다리를 건너 겔레르트 언덕으로 향했다. 가이드님이 한 번에 짠하고 봐야 한다며 보면 너무 이뻐서 기절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는데 정말 아름다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단순히 이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되고 아름답다는 표현이 맞았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따름

Halászbástya

어부의 요새에서 보는 국회의사당 역시 너무 아름다웠다. 예전에는 국회의사당 조명이 밤새 켜져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쟁의 여파로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져서 켜는 시간을 줄였다고 한다. 어부의 요새 성벽에 올라가서 전망을 보는 포인트는 원래 입장료를 받고 올라가는 곳인데 저녁에는 요금 받는 공무원이 퇴근을 해서 무료로 올라갈 수 있다. 사실 야경 보러 가는 곳인데 야간에 무료니 관광객으로서는 오히려 좋다.

투어가 끝난 후 마트에서 맥주를 사서 숙소에서 마시며 어학연수생과 여러 얘기를 했다. 제약회사 다녔었는데 내가 했던 임상신약을 알고 있어서 여러 가지 얘깃거리가 있어서 초면에도 긴 시간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이었나 보다.


부다페스트의 첫인상은 친절하고, 정겨웠다. 구글지도 리뷰를 보고 갔는데 음식가격이나 입장권 요금이 많이 달랐다. 코시국으로 인해 관광수입이 없었고, 전쟁으로 에너지 요금까지 올라 최근에 관광객 이용 시설의 요금을 일제히 올렸다고 한다. 식당도 관광객이 가는 식당위주로 많이 올랐고, 교통권도 패스권은 올랐는데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1회권은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유럽보다 물가가 저렴해서 이런 사실을 몰랐으면 그냥 저렴하네하고 잘 다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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