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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Apr 21.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11-부다페스트4

2023.3.7 헝가리의 자부심 국회의사당

새로운 곳에 밤늦게 도착하는 것이 싫어 원래 아침 일찍 자그레브로 이동하려 했으나 도저히 조식을 포기할 수 없어 자그레브행 버스는 오후 3시 버스로 예약했다.

오늘도 푸짐한 아침식사를 하고, 부다페스트 3대 유명 카페 중 마지막인 뉴욕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다른 두 카페가 아침 일찍은 줄을 안 섰으니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줄이 길었다. 줄이 너무 긴데 자리를 잘 못 잡으면 구석진 곳에 앉게 되기도 하고, 커피맛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고 하니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Terror Háza

외국어 가이드가 잘 되어있지 않다고 하여 갈까 말까 하다 시간이 좀 남아서 간 테러하우스는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았다. 오픈 전부터 줄을 서더니, 나올 때는 더 긴 줄이 생겼다. 나치에게 점령당하고, 몰아냈더니 그대로 소련이 점령. 그 와중에 나치 추종자들도 있고, 가짜뉴스 선동까지 심각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폴란드도 그렇고 동유럽은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진 것 같다. 내부는 아주 잘 만들어놔서 몇몇 섹션은 공포의 관이라는 건물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소름이 끼칠정도였다. 어제 봤던 국회의사당 앞의 1956년 기념물의 총탄자국은 헝가리 혁명 관련 기념관인 것을 알게 되었다.

Ohana - the coffee family

오늘의 조금 늦은 모닝커피는 첫날 와서 갔었는데 싸고 맛있어서 부다페스트에서 제일 맘에든 카페인 오하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는 아니었지만 여긴 정말로 좋았다.

Országház

가이드님이 꼭 가보라는 추천을 해준 국회의사당이기에 못 알아들어도 내부라도 보고 싶어 러시아어 가이드 투어를 예약했다. 뭐 영어 가이드투어라고 해도 그렇게 썩 잘 알아듣는 건 아니니 말이다. 줄을 서서 검문을 통과한 후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받았다. 가이드님이 말하는 걸 듣는 수신기가 아닌 인솔자를 따라서 가면 위치에 맞는 가이드가 기기에서 재생되는 방식이었다. 기기를 보니 여기에 러시아어 파일만 들어있을 리가 없다.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리붓하고 영어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조작하느라 지나가서 못 들은 곳은 아쉽지만 지금 장소에 대한 설명을 따라가기도 벅차다.

내부는 너무 아름다워서 40분여 투어에 4만 원 정도의 꽤나 비싼 요금이지만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곳은 헝가리인의 자존심 같은 곳인데 국내 재료와 국내 기술로만 지으며 기술이 부족하면 외국에 나가 배워오면서까지 지었는데 너무 아름다워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 같다.

이렇게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나흘동안 밥 잘 챙겨주신 사장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아 이제 5시간의 버스라니 야간 두려웠다. 

이 버스는 와이파이 안되고, 콘센트까지 없는 건 그렇다 치고, 선반까지 없어 챙겨 온 태블릿 PC를 이용하기도 불편했다. 

충전 케이블로 간이 거치대를 만들어서 5시간 잘 사용했다. 서너 시간 정도가 지나고 자그레브 근처에 도착하니 와이파이가 되기 시작했다. 지난번 코시체행에서처럼 옆자리가 비어 그런가 긴 시간임에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여기가 슈케르의 나라입니까?

드디어 도착한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는 98 프랑스 월드컵 때 크로아티아 4강 신화 돌풍의 주역 슈케르의 팬이 되면서부터였다. 언젠간 가봐야지 했던 곳을 드디어 왔다. 원래 여기까지 내려올 계획은 없고, 부다페스트에서 다시 올라가려 했는데 폴란드에서 너무 추워 일정을 생각보다 짧게 가져가게 돼서 이 밑에까지 내려오게 됐다.

즉흥적으로 오게 된 도시라서 정보가 하나도 없어 교통권을 끊는 방법조차 몰라 트램정류장에서 현지인에게 물어 다른 나라의 tabak이나 relay에서처럼 tisak에서 구매해야 되는 것을 알아냈다. 다시 버스터미널로 가서 30분 교통권을 끊고 다시 트램을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한인민박이 조식도 맛있고, 한국분들과 동행도 할 수 있어 좋았어서 이번에도 한인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는데 여긴 한국인이 운영할 뿐 그냥 호스텔이어서 외국인도 오는 호스텔이었다. 심지어 외국인이 더 많고 한국인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체크인을 도와준 스텝은 어제 처음 온 분이어서 아는 게 많지 않았지만 열심히 도와주셨고, 얘기하다 보니 여행 중인데 스텝을 하면서 비용을 아끼며 다니는 중이었다.


내일 아침은 드디어 모객에 성공한 가이드투어가 있는 날이다.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오고 싶었던 나라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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