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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Apr 23.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12 - 자그레브1

2023.3.8 드디어 자그레브 시티투어

크로아티아도 올해부터 유로를 사용한다. 여행 전까지만 해도 크로아티아에 대한 조사를 안 하기도 했고, 크로아티아 쿠나 환율조회가 돼서 또 환전을 해야 하나 좀 걱정했는데 유로를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쿠나도 사용할 수는 있지만 거스름돈은 전부 유로로 준다고 한다.

LOVE CROATIA HOSTEL

아침에 일어나 휴게실로 가니 조식이 세팅되어 있다. 스텝분이 앉아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메뉴는 에그마요 샌드위치. 푸짐하진 않았지만 커피가 있어 좋았다. 조식을 먹고 날이 좋아 조금 일찍 나가기로 했다. 날 좋은데 돌라체 시장에 꽃시장도 열려 기분이 좋아 꽃을 거의 살뻔했다.

Ban Josip Jelačić Statue

옐라치치 광장에서 가이드님 만나서 투어를 시작했다. 모객이 안 돼서 취소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진행되었다. 알고 보니 투어객은 나 혼자다. 죄송스럽기도 하고, 고맙게도 1인 투어도 진행해 주셨다. 투어 초반에 퀴즈를 내셨는데 유러피안 스퀘어에서 퀴즈를 맞혀 커피를 사주셨다.

Amélie

카페 이름도 좋아하는 영화이름을 딴 아멜리에. 커피도 맛있는데 아담하니 분위기도 좋았다. 거기다 가격도 저렴하네. 아담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외부테이블이 꽤 넓게 있었다. 여행 중 카페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었는데 그렇게 커피 한잔 시키고 오래 자리 잡고 있어도 되는 건지 가이드님께 물었더니 괜찮다는 답변을 들어 카페 갈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안심되었다.

유럽에 비수기에 와보면 성수기에 못한 보수공사를 많이들 하고 있다. 여기도 역시나 공사 중인 데가 많아 그런 건 줄 알았는데 2020년에 있었던 지진 보수공사를 아직도 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위에서 보면 지붕 군데군데 기와가 떨어져 나간 곳들이 좀 있다. 자그레브 대성당에는 첨탑이 2개 있었는데 하나는 이 지진으로 떨어졌고, 나머지 하나도 떨어질까 봐 성당 옆에 일단 내려놓고 보수 중이었다.

Crkva sv. Marka

대성당과 다른 동네에 비교적 작은 성마르크교회가 있는데 이 성당은 이제까지 봐왔던 교회들에 비해 외관이 꽤나 특이하다. 대성당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니 차별점을 두기 위해 이렇게 타일로 꾸몄다고 한다. 무늬의 한쪽은 최초 통일왕국 문양, 한쪽은 자그레브의 상징이다.

Top Kula Lotrščak

로트르슈차크탑에서는 하루에 한 번 정오에 대포를 쏘는데 시간이 딱 맞아 바로 볼 수 있었다. 어젯밤에 게스트하우스 스텝분이 동영상을 찍다가 깜짝 놀라서 정지버튼을 잘 못 눌러버렸다고 해서 나는 대비해서 잘 찍었다. 소리가 크기는 엄청 컸다. 대포를 보고, 탑에 올라 전망을 봤다. 대포를 쏠 때 탑에 미리 올라가면 대포수가 대포를 장전하고 쏘는 과정을 볼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푸니쿨라. 이게 지금이야 관광용으로 개발돼서 사람이 타지만 원래는 밑에 동네가 농촌이었는데 언덕 위로 농작물을 올리기 위해 지어진 것이라 한다. 그래서 딱 언덕 위만 오를 정도로 짧다.

Boban caffe & restoran

투어를 마치고 고맙기도 하고, 가이드를 더 듣고 싶어서 맛집투어 상품이 있던데 중복되는 부분 제외하고 추가 가이드를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진행해 주셨고, 슈케르의 동료였던 즈보니미르 보반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갔다. 트러플 링귀니를 주문했는데 트러플이 유명한 동네답게 트러플향이 엄청 강하고 토핑도 꽤나 큼직하다. 좀 느끼하지만 맛도 좋았고, 트러플 향도 먹는 내내 지속됐다.

가이드님은 투어객들에게 자그레브를 소개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계신 분 같았다. 투어객이 나뿐이라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루트도 유동적으로 하시고 너무 고마워서 팁도 좀 드렸다. 한국어 교실도 겸하고 계신데 얘기하다가 외국인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전통문양 마스크줄을 챙겨 왔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안 써서 도로 가져가게 생겼다 하니 학생들 선물로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투어가 끝나고 나서 숙소에 들러 드렸다. 나도 짐 덜고, 가이드님도 선물 생기고 좋았다.

Muzej prekinutih veza

자그레브는 특이한 박물관이 많다. 오후는 그중 가장 유명한 깨진 관계에 대한 박물관을 갔다. 천천히 둘러보는데 특별하진 않지만 사연 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가이드북이 한국어 버전도 있었는데 번역기를 돌린 건지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읽을만했다. 연인, 부부 관계에 대한 헤어짐만 있을 줄 알았는데, 전쟁, 가족, 죽음 그리고 밀가루와의 이별등 생각보다 다양해서 재밌었다.

Stari Fijaker

저녁은 멀리 나가기 귀찮아 숙소 바로 앞 레스토랑에 가서 자그레브 슈니첼을 먹었다. 익히 알고 있던 형태의 돈가스가 아니고, 고기를 펴서 말아서 튀겨졌다. 슈니첼 자체도 큰데 같이 나온 감자튀김도 양이 많고 맛도 있었다. 뭐가 이리 풍미가 좋나 했더니 치즈 돈가스였다.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야경을 보며 산책하는데 멀리서 무슨 응원 소리 같은 게 나더니 트램소리도 크게 들렸다. 웬 트램소리가 리듬감이 있나 싶더니 잘 들어보니 드럼소리다. 혹시나 무슨 축구 길거리 응원 같은 걸까 하고 소리 쪽으로 무작정 가봤다. 꽤 대규모의 행진 중이었다. 시간도 많고 궁금하기도 해서 무리를 따라가 보며 피켓을 번역해 보니 여성의 날이라 여성인권 관련 행진 같았다. 좋은 의미인 것 같아 소심하게 조금 따라가다가 너무 멀리 가는 것 같아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룸메이트 두 명 중 한 명은 체크아웃했고, 다른 방도 다 체크아웃했다고 한다. 거기에 남은 룸메이트는 오늘은 친구네서 자고 온다고 했다고 스텝분께 연락 왔다고 한다. 호스텔에 스텝은 두 분인데 투숙객은 나 혼자다. 와 진짜 비수기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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