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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May 03.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17-그라츠 도착

2023.3.13 작은 도시도 좋아

이 여정도 마지막 도시를 향해 가고 있다. 마지막 도시를 위한 경유지인 마지막 국가 오스트리아의 그라츠로 향한다. 아침은 또 일찍 깼다. 현지시각 아침 7시. 한국시각 오후 2시. 회사에서의 tf 첫 모임 가벼운 밋이 있어 참석하기로 했다. 예상외의 인물의 등장에 다들 놀라셨지만 가벼운 모임이라 나는 별생각 없이 참여했다.

밋이 끝나고 체크아웃하기 전 아침 먹으러 나갔다.

강변에 앉아 여유 있게 있고 싶어 강변 쪽 식당가를 봤지만 좌석은 다 길가고 주방 쪽이 강변 창가다. 장사할 줄 모르네 싶었지만 중앙 시장이 근처라 거기 나가는 현지분들이나 어르신들이 좌석을 꽉꽉 채우고 있다. 별로 없는 연 곳 중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음료 메뉴만 판다. 결국 다시 관광객지역으로 다시가 어제 다시 갔던 카카오로 가서 핫초코와 참치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여기는 커피에도 물을 안 타고 진하게 먹는 것처럼 핫초코도 우유를 안 타는 건지 꾸덕한 게 너무 달지 않고 좋다.

아침에 관광객들이 모이기 전에 내부수리를 하는 건지 시끄러웠어서 계산할 때 팁을 적게 줬더니 수리 중이라 시끄러웠다고 먼저 사과를 한다. 적은 팁으로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먼저 사과해서 도리어 내가 미안해졌다.

Park Tivoli

숙소로 돌아와 짐을 싸고 날이 어제보타 쌀쌀해 좀 더 두꺼운 외투로 바꿔 입고, 버스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체크아웃하고 짐 맡기고 나왔다. 구시가는 충분히 봤으니 오늘은 다른 방향으로 산책이나 좀 하기로 했다. 근처에 있는 티볼리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 이름을 따진 않았을 것 같지만 동유럽을 돌아다니는데 도산이라는 이름의 차를 보면 웃길 것 같았다. 어제 광장에는 유명시인, 여긴 유명작가 동상이 있는데 너무 모르는 인물이라 아쉽다. 공원이 꽤 큰데 여기저기 동상들도 있다. 연못 근처 노천카페가 좋아 보였지만 날이 추워 계속 걸었다. 걷다가 분수가 있는 곳도 갔는데 동절기는 운영을 안 하는 듯했다. 볕이 좋아 공원 벤치에 앉아 좀 쉬며 공원 구경을 했다.

어르신이 조깅하다 말고, 건너편을 향해 손을 흔든다. 응답이 없자 어딘가 전화를 걸더니 다시 손을 흔든다. 건너편 집 위층 창문이 열리고 누가 손을 흔든다. 나 이렇게 운동 잘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Nebotičnik - Skyscraper

공원 한 바퀴 산책 후 공원 오기 전 봐둔 카페이름이 Skyscraper인 곳이 있다. 마천루라고 부르기엔 높이가 그리 높지 않지만 주변건물들이 높지 않아 뷰를 보기에 충분했다. 커피와 케이크를 주문받는데 케이크는 어떤 게 좋을까 추천을 받았는데 웨이트리스는 초코가 좋은데 과일도 좋다고 한다. 상큼함이 필요한 상태였어서 딸기로 주문했다. 맛도 괜찮았는데 전망치고 가격도 괜찮았다.

호스텔로 다시 와 캐리어를 찾아 어제 아침에 괜찮았던 Neubar를 다시 가서 오늘은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여긴 크루아상도 맛있다. 커피는 산미가 꽤 높아 좋았고, 크루아상은 속은 부드럽고 단독으로 먹어도 너무 맛있다. 골목에 있어 뷰는 없지만 깨끗하고, 친절하고, 커피 맛있고, 저렴하고 류블랴나 최애카페로 생각하게 된 순간이다.


마지막 국가 오스트리아로

버스 타러 나가니 일교차가 커서 낮 온도는 봄 같다. 이번 버스는 지정석이 아니다. 이 버스는 플러그가 없고 usb 포트만 있었는데 창가 쪽에 붙어있어 보조배터리를 이용했다. 자그레브에서 슬로베니아로 국경을 넘어올 때도 여권검사를 하더니 슬로베니아를 벗어나는 국경에서도 여권검사를 한다.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그라츠에서도 꽤나 황량한 곳에 내려줬다. 내일 출발하는 버스는 시내던데 이 노선은 좀 불편한 위치에 내려줬다. 캐리어를 끌고 10분 정도 걸려 따박에서 24시간 교통권을 구매했다. 내일 비슷한 시각에 비엔나행 버스를 탈거라서 내가 쓰기에 딱이었다. 구매하고 따박 점원에게 당케 소리를 들으니 외우지 않아도 되는 아는 단어라 잘 모르는 외국어임에도 반가웠다.

JUFA Hotel Graz City

체크인을 하는데 체크인 직원이 아주 자연스럽게 독일어를 쓴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그런가 당연히 여행객이 아니고 출장자 정도로 생각했나 보다. 체크인 데스크 옆에는 카페가 있어 내일 아침은 여기서 해야겠다 생각했다. 점심을 카페에서 크루아상만 먹어 6시도 안 됐는데 배고파서 짐 풀고 바로 식당 검색해서 현지식당으로 갔다. 관광지 식당이 아니라서 영어가 안될까 봐 걱정했지만 한국인 리뷰가 있어 가봤다. 입구에 얼큰히 취한 현지인이 내게 주먹을 내밀기에 피스트범프를 해줬더니 친구들에게 거봐 하는 느낌으로 좋아하며 웃는다. 식당에 들어가니 역시나 영어가 안된다. 점원분이 드링크 어쩌고 잇 어쩌고 하기에 먹는 시늉을  하며 잇하니 투 레이트란다. 저녁엔 다트바만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Der Steirer Graz

이렇게 된 거 플렉스 하기로 하고 관광지 근처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갔다. 리뷰에 있는 데로 영어 메뉴판이 있고, 직원분도 영어가 능숙했다. 일단 분위기도 좋은데 너무 친절하기까지 했다. 송아지 스테이크와 애플 사이더를 시키니 직원분이 스티빗쪄라며 알려줬다. 와이너리여서 특별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트에도 있는 기성품이어서 아쉬웠지만 엄청 맛있었다. 송아지 스테이크는 리소토와 구운 햄이 같이 나왔는데 스테이크는 너무 연해서 썰기도 전에 찢어졌고, 햄은 엄청 맛있는 베이컨 같이 향도 좋았다. 리소토는 1도 느끼하지 않아 단품으로 나와도 사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비쌌지만 비싼 만큼 맛있었다. 여행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또 마트가 일찍 닫으려고 해서 좀 더 돌아다닐 예정이라 무거울 것 같지만 물을 사러 들어갔다. 무알콜 와인이 작은 게 있어 장바구니에 담고, 딸기는 전에 유럽에서 먹고 너무 맛없어서 안 먹으랬는데 맛있다는 얘길 들어서 와인과 같이 먹으려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Uhrturm

야경을 볼랬는데 여긴 더 금방금방 문을 닫는다. 보통 관광지는 불을 켜주는데 여긴 성조차 불을 안 켜준다. 올라가는 산책로는 켜져 있기에 방금 산 물이 무겁지만 그라츠의 밤은 오늘뿐이라 올라가기로 했다. 헉헉 거리며 올라갔는데 중간중간 꽃향기가 나 기분이 좋다. 그래도 올라가니 이뻐서 올라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내려오면서도 이뻐서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숙소 와서 tv를 보면서 와인에 딸기를 먹는다. 무알콜 와인이라 그냥 포도주스일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진짜 드라이 한 맛이 난다. 딸기도 한국딸기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에 먹었던 무맛의 유럽딸기가 아니고 먹을만했다.

원래는 어제 와서 축구 보려 했던 그라츠이지만 류블랴나에 들르면서 일정이 늦어져 볼 수 없었지만 류블랴나도 너무 좋았고, 이 동네도 축구 없이도 이대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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