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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May 05.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18 - 그라츠

2023.3.14 여유와 친절의 그라츠

아침은 어제 봐둔 체크인 데스크와 같이 있던 카페서 샌드위치와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오! 내가 알던 카페라테와 비슷하게 생겼다. 한국에서 먹던 커피와 비슷한 커피는 처음이다.

English Please

그라츠는 편견 없는 도시이다. 체크인 때도 자연스레 독일어를 쓰더니 체크아웃할 때의 직원도 그렇다. 잉글리시 플리즈. 이젠 진짜로 인사말도 영어로 하고, 독일어는 당케만 써야겠다. 체크아웃 후 짐을 락커에 넣어두고 버스 타러 가는데 신호가 걸려 눈앞에서 버스가 출발하려 해서 뛰어가니 방금 버스에서 내리신 분이 열림 버튼을 누르고 버스를 잠시 잡아두신다. 와 너무 친절하다.

Schloßbergbahn

슐로스베르크 푸니쿨라를 첫 일정으로 갔는데 어제 산 교통권으로 탑승이 가능하다. 본전을 제대로 뽑는다. 올라가며 타임랩스를 찍었는데 올라갈 때는 풍경이 어떤지 몰라 제일 안 이쁜 방향으로 찍혔고, 내려올 때는 방향은 잘 잡았지만 녹화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Schloßberg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라 그런가 슐로스베르크에 오르니 주변 빼고는 현대식 건물이다. 관광지가 없는 쪽을 보니 여기가 남산인지 사라봉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이다. 경치도 좋고 날씨도 좋아 언덕에 올라 맥주나 한잔 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는데 세상에 자판기에 맥주와 와인이 있다. 시계탑의 종은 소리로만 시간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한 시간에 4번 치는데 15분엔 한번, 30분엔 두 번, 45분엔 세 번, 정각엔 네 번을 친다. 그럼 시는 어떻게 알 수 있나? 정각에 네 번치고 나서 조금 다른 음으로 시만큼 친다.

Murinsel

푸니쿨라를 타고 다시 내려오니 무어강에 세빛둥둥섬이 떠오르는 특이한 건물이 있다. 무어섬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에는 위층에는 디자인샵이 있고 밑은 카페이다. 대충 둘러보고 나오려 했는데 카페가 괜찮아 보여서 칵테일을 한잔 주문해서 책을 봤다. 책을 보는데 섬이라고 해야 할지 여하튼 건물이 조금씩 흔들린다.

Eis Greissler

각 도시마다 유명한 아이스크림가게들이 있는데 자그레브에서도 못 먹고 류블랴나에서도 못 먹어서 좀 한이 맺혔는데 여기서 드디어 먹는다. 직원분의 추천을 받아 초코와 딸기맛으로 선택했다. 역시 맛있다. 젤라토는 어딜 가나 다 맛있는 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라츠 대성당으로 가는데 아? 여긴 길거리에서 군것질을 하는 게 무례한 행동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길거리서 대마도 피는 나란데 아이스크림 정도야 라고 생각하며 그냥 먹었다.

Domkirche zum Heiligen Ägydius in Graz

외부는 평범한데 내부가 엄청나게 화려하다. 이제까지 봤던 대성당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처음엔 고딕양식의 보통 교회였는데 후에 대성당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외부는 그대로 두고 안에만 바로크 양식을 도입해서 그런가 보다. 외부가 평범하고, 규모가 작으니 내부에 투자를 많이 한 건가?

Altsteirische Schmankerlstube

점심은 닭고기 슈니첼을 주문했다. 돼지고기 슈니첼보다 1유로 비쌌는데 호박씨 크럼블을 같이 튀겨줘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씹는 맛이 좋고, 같이 나온 쨈도 맛있고, 감자도 맛있었는데 의외로 메인이 좀 무맛이다.

Kunsthaus Graz

Friendly Alien. 친근한 외계인 콘셉트의 현대미술관. 알 수 없는 전시물들이 있지만 고전미술은 눈에 보기 좋다면 현대미술은 신기해서 좋다. 의도는 모르겠지만 이런 신기한 전시물을 보는 것도 좋다. 꼭대기 층에서는 창으로 외관을 좀 볼 수 있는데 외계인보다는 고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둘러보고 나오는데 흡연구역에서 재떨이 표현방식이 기발하다.

Tribeka

버스 시간이 좀 남아 근처 커피숍에 갔는데 여긴 메뉴에 아메리카노가 있다. 호텔의 카페라테도 익숙하던데 여긴 좀 익숙한 메뉴가 있나 싶더니 이들에게 아메리카노는 그냥 묽은 에스프레소일까? 어중간하다. 이럴 거면 그냥 에스프레소나 먹어야겠다.

비엔나로 가는 버스는 마지막으로 타는 장거리 버스이기도 하고 지금 까지랑 다르게 2층버스라서 시야가 좋은데 비싸지도 않아 예약비를 좀 더 주고 파노라마석을 예약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냥 제일 앞자리이다. 타임랩스를 세팅했지만 밤에 도착하는 여정이라 의미가 있으려나 싶긴 했는데 생각보다 볼만한 영상이 나왔다.

드디어 마지막 도시! 비엔나에 도착했다.

밤에 도착했지만 민박집이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10분이 안 걸리는 곳이라서 좋았다. 오늘도 도미토리는 나 혼자 쓴다. 역시 비수기는 비수기다.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민박집 설명을 간단히 듣고 배고파서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파짓집을 갔다.

Pizzeria Ristorante Adamo

다들 빨리들 문 닫아서 조금 서둘렀다. 여기도 1인 1 피자인가 보다. 메뉴도 민박집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디아볼릭! 너무 맛있는데 양이 많아 도우는 좀 남길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마지막 5일 재밌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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