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7-28 라파즈 시내투어
버스 타기 전에 한 3시간 자다 깰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새벽 2시에 깼다. 1시간 폰 하다 다시 잠들었는데 1시간 후 훌리아카에서 버스에 불이 켜져서 다시 깼다. 깬 김에 화장실 갔는데 걱정과 다르게 터미널 화장실보다 버스 내 화장실이 더 깨끗했다. 이 차가 좀 고급인 게 버스 화장실에 핸드워시가 나오는 거 처음 봤다. 첫 목적지인 푸노에서는 청소까지 하더라. 푸노에서 출발 후 2시간, 말로만 듣던 티티카카호수가 보인다.
영화 후아유가 생각나는 티티카카, 바다 같지만 호수인 티티카카, 잉카신화의 탄생지 그 티티카카이다.
휴게실 화장실이 1 솔 받기에 그냥 버스 화장실 이용했다. 여기서 먹을 것도 살 수 있고, 볼리비아돈 환전도 가능했는데 여기서 모든 페루돈을 털어야 했는데 그땐 알지 못했다. 입국신고서 qr 찍고 작성하는데 직원이 자리마다 돌아다니며 옆에서 하나하나 확인하며 도와준다. 버스의 차량번호를 적는 칸도 있었는데 차내 시트커버에 새겨져 있고 필요한 모든 정보가 차내에 다 있었다.
단체버스용 출입국사무소는 따로 있는데 왼쪽창구에서 출국심사를 받고 오른쪽 창구에서 입국심사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선 육로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이런 상황은 언제 와도 재밌다. 드디어 볼리비아 입성이다. 그렇지만 이제 다시 라파즈로 이동. 어젯밤 10시에 출발했는데 국경까지 12시간 걸렸다. 라파즈 시내 다오니 꽤 밀려 2시 좀 넘어서 도착.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어졌다. 시차가 페루보다 한 시간 빨라서 총 15시간의 여정이다. 이 비슷한걸 내일 또 해야 한다. 근데 춥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힘들진 않다. 왜인지 생각해 보니 이미 30시간에 걸친 비행여정을 겪어봐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자리도 비즈니스석 수준으로 넓어 그런가 보다.
드디어 도착한 라파즈. 터미널에 있는 환전소서 남은 페루돈을 바꾸고 달러도 환전했다. 달러는 구글보다 조금 더 쳐줬는데 페루돈은 거의 반값이었다. 그렇지만 적은 돈이기도 하고, 여기가 아니면 쓸 방법이 없으니 그냥 했다. 이 동네는 해발 4천 미터 정도라서 계단 오르는데 힘들다. 초반에 길 선택을 잘 못 해서 숙소에 가는데 계단을 꽤 올라야 했다. 도착하고 딱 체크인하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행운은 볼리비아에서도 이어지는가?
짐정리 좀 하고 쉬다가 저녁 먹으러~ 오늘 고생도 했고, 첫 끼니니 한식을 먹기로 했다. 현지식 3천, 중식 5천, 일식 7천, 한식 9천 대충 이렇게 올라가는데 제육정식이 만 4천이다. 현지물가에 비해 비싸지만 한식이 한국과 비슷한 가격이면 먹을만하지 않은가 했다. 오 맛도 한국이랑 똑같다. 음식이란 게 참 신기한 게 음식일 뿐임에도 모국의 음식을 먹으면 꽤 힘이 난다. 여기저기 한글도 쓰여있어서 사장님은 당연히 한국사람일 줄 알았는데 현지인 분들이 운영 중이셨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마녀시장 구경. 예전의 쌈짓길 생각이 났다. 이 동네는 쇼핑하기 좋은 게 호객도 거의 안 하고 구경만 하고 나갈 때도 붙잡지 않는다. 전망대 가서 야경도 볼까 했는데 치안도 안 좋다고 하고 귀찮아져서 그냥 숙소서 쉬기로 했다. 오늘 일정은 대부분이 버스 이동이었어서 이번 여행 중 처음으로 만보 안 넘었다.
일찍 일어나 대충 챙기고 조식 먹으러 갔는데 여긴 조식이 뷔페식이 아니고 개인별로 서빙해 준다. 새벽부터 투어를 가는 사람도 많고, 새벽 출발 버스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조식 먹는 인원이 적어 그런 것 같다. 구성도 단출하고 맛이 그렇게 있던 것도 아닌데 투어 때의 부실했던 점심이 예방주사가 된 건지 꽤 괜찮아 보였다.
짐 싸두고 체크아웃. 일단 어제 못 간 킬리킬리 전망대부터 가기로 했다. 아 또 오르막이다. 조금만 올라도 숨찬 게 이제 막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멋진 풍경을 많이 봐서 약간 감흥은 떨어지지만 진짜산과 산동네 주택가가 같이 보이는 게 새롭긴 하다. 케이블카 타고 보는 것도 볼만하다고 해서 타보기로 했다.
이 동네는 미 텔레페리코라고 불리는 케이블카가 대중교통이다. 라파즈 시내와 엘알토 지역을 잇는데 이 두 지역 간 고도차이가 500m 정도 난다. 차량용 도로는 좁고, 경사도 심한데 구불구불하기까지 해서 이런 교통수단이 들어섰다. 가장 가까운 역을 찾아봤는데 전망대보다 더 높다. 약간 더 걷고, 추가요금이 생기지만 내리막길이 있는 흰색라인을 타러 갔다. 400원으로 체력을 보호했다. 흰색, 오렌지색, 빨간색, 파란색으로 갈아타면서 센트로지역보고 엘알토 지역까지 다 볼 수 있다. 따로 투어가 필요 없을 정도! 그럼에도 요금은 고작 1,800원이다. 한 라인당 서너 개 정도의 정류장을 거치는데 정류장 개수 상관없이 한 라인 기본요금 600원에 환승 400원이다.
엘알토 지역은 계획도시인게 티 날 정도로 골목에서 한쪽을 보면 저 끝까지 한 번에 보인다. 엘알토 지역은 빈부격차가 느껴지는 게 중간중간 화려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건 아이마라족 사업가들의 성공을 자부심으로 여겨 유럽풍(chalet) 베이스에 화려하게 짓는데 원주민 여성(cholita)을 뜻하는 단어를 합쳐 촐렛(cholet) 양식이라고 부른다. 내려서 작은 놀이공원 구경하는데 관람차가 충격적이다. 토할 거 같은 무서움
엘알토는 완전 현지인들 지역이라 대충 구경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니 또 폭우가 쏟아졌고 내릴 때 그쳤다. 계속 운이 따른다. 내려서 마녀시장 가서 커피 한잔 하다가 마성의 한식을 먹으러 또 갔다. 한식 중독성 있다. 오늘은 비빔밥 선택. 이건 한국과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숙소 앞 마마니 마마니 갤러리로~ 아이마라 문화와 안데스를 강렬한 색으로 표현한 볼리비아 대표적 화가이다. 스을쩍 둘러보고 버스시간까지 숙소서 죽치기로~ 카운터에서 이상은의 '언젠가는'이 들린다. 아는 척을 했더니 얘기하다가 우유니 간다니 투어는 현금만 되고 포함사항 잘 확인하란다. 한가했는데 금액이랑 투어 알아보느라 급 바빠졌다. 대충 플랜비도 정하고 버스 터미널 가면서 야경 보러 곤돌라 타러 짐 싸들고 나갔다.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숙소와 터미널 중간이라 그냥 돈 내고 한 구간 왕복하기로 했다. 귀찮아서 약간 고민했는데 타길 잘했다. 여기 와서 가장 잘 쓴 1,200원이다. 야경이 이쁘긴 한데 부유함의 이쁨은 아니라 약간은 슬퍼지기도 했다.
우유니는 환율이 더 안 좋다고 해서 터미널에서 일단 200달러만 더 환전해 갔다. 여기는 버스 티켓도 따로 안 주고, 자리와 플랫폼만 알려준다. 터미널 세도 버스에서 받는다. 이번은 도착하면 바로 투어 해야 하니 진짜로 잘 자야 할 텐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