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퇴사는 회사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닙니다.

퇴사를 하면 안 되는 '퇴사 충동'들에 관하여

by 액션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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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회사의 하루



저는 겁쟁이입니다.



매일이 퇴사 충동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웃으며 나갈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꼬박 5년이 걸렸습니다. 회사 생활이 ‘그래도’ 할 만해서 견딘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싫다는 이유로 사직서를 던지고 나갈 용기가 없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퇴사를 하는 마지막 순간에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도록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했습니다.


겁이 많은 성격을 가능하면 멀리 던져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소심한 성격이 저를 도왔습니다. 만약, 회사 출근이 죽기보다 싫었던 첫 두 해에 회사를 그만두었다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제가 없을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마 지금도, 많은 사람이 가는 길 위를 안전하다고 믿으며,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이유도 모른 채 기계적으로 하고 있겠죠.


매일 밤, 어느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가득 따르고 있을지도 몰라요. 인생은 어둡고, 허무하고, 힘든 고행의 길이라고 한탄하면서요. 지금처럼 기대감으로 내일을 맞이하지 못하고, 아침이라 어쩔 수 없이 눈을 뜨며 월급을 위해 움직이기 싫은 몸을 억지로 출근복장 속에 집어넣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아,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회사에서 도망치지 않아 참 다행입니다.





오늘도 퇴사 충동의 100번째 지뢰를 밟아 버렸습니다.


오늘은 제발 퇴사 충동의 지뢰를 밟지 않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어봅니다. 할부가 남아있는 카드 명세서도 떠올려보고, 가고 싶은 여행지의 리스트를 끝말잇기 하듯 읊조리며 회사 로비의 문을 조심히 열어봅니다. 하지만 이런! 회사에 들어선 순간부터 ‘퇴사 충동’은 자신의 마음대로 조절되는 일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됩니다.


마음에 가드도 올리기 전에 반갑게 인사한 면전에 대고, 얼굴이 부어 보인다고 막말을 던지는 송 차장을 시작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 대리까지 화장이 부족하다느니, 뿌리 염색을 할 때가 지났다느니 하는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습니다. “제발, 너님이나 잘 하세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오르지만 월급에는 멍청이들의 재잘거림을 참는 것까지 포함이라는 명언을 되새기며 힘겹게 자신의 자리로 가 앉습니다.



오늘은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컴퓨터 부팅을 기다리며 커피로 목을 채우는 잠깐의 여유를 봐줄 리 없는 최 팀장은 바쁜 아침부터 당장, 롸잇나우 회의를 하자고 졸라댑니다. 오늘도 스케줄러에 표시된 순서대로 일을 처리하기는 틀렸습니다. 회의가 시작되고, 그의 요점 없는 이야기는 벌써 한 시간째 흘러, 애꿎은 회의록 작성자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회의록 작성자는 글을 억지로 오리고 붙여 그래도 누군가는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회의가 끝날 즈음에는 그 누구도 새로운 일을 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모르는 척 애를 쓰는 사람들로 공기가 무겁습니다. 아무도 반응이 없자, 팀장은 가장 만만한 사람의 이름을 차례대로 불러대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그 어떤 물음도 침묵으로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만큼 단단한 회사원이 되어 있습니다. 패기 넘치는 신입사원일 때에는 저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든 둘 중 하나의 경우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해본 것이거나,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말이죠.


규율사회에서는 여전히 ‘NO’가 지배적이었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낳는다. - 한병철, 피로사회 24p


회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가 V33_진짜 마지막 보고서 파일을 엽니다. 노트를 펼쳐 지난번엔 또 무엇이 마음에 안 들어 수정을 해야 했는지 적어놓은 글을 째려봅니다. ‘처음 보고서의 내용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는 처음 보고서가 어떻게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혼자 스무고개를 던지며 반짝이는 커서 위를 이리저리 항해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공식적인 퇴근 시간에는 아무도 퇴근하지 않습니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은 아이러니 속에서,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먹어야 쓰리는 속이 달래 질지 고민해봅니다. 이열치열, 이판사판. 역시 피똥 싸게 매운 불닭발, 너로 결정입니다.




조금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눈물 나게 매운 닭발 덕분에, 하루 종일 쌓여있던 화를 잠시 잊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 정말 많은 맵고 자극적 음식들을 찾아다녔습니다. 특히 아주 화가 나는 날에는 동대문 시장에 있는 매운 족발집을 자주 찾았는데, 습습! 하하! 소리를 내며 그중에서도 더 빨갛게 양념이 묻은 껍데기를 찾아 입에 넣고는 눈가에 눈물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습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힘겹게 회사에 들어왔는데 이곳에 있는 시간에는 웃을 일이 없습니다.


조금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하루에 아주 조금이라도 뿌듯한 일을 하고, 건강하게 만든 음식을 먹고, 하루의 날씨를 느끼며 산책을 하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위로하며, 앞으로 남은 인생의 대부분을 매운 족발, 닭발과 함께 하는 '발'같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 매우 슬펐습니다.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의 한탄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 한병철, 피로사회 28p

퇴사는 회사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퇴사해도 될까요


저를 찾아오는 분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네, 퇴사해도 됩니다. 단지 도망친다는 느낌으로는 퇴사를 하지 말아주세요. 위에 제가 적은 퇴사 충동의 이유들로 퇴사를 하게 된다면,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겪거나 더 심한 일을 당하게 될지도 몰라요.


단, 하나의 이유는 예외입니다. 매일 출근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할 지경이라면 당장 그만두는 것이 좋아요. 자신의 건강보다 우선인 것은 없으니까요. 이럴 경우에는 몸과 마음을 돌보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하지만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면, 도망치듯 퇴사하지 말아주세요. 도망치듯 퇴사하면, 다음 선택 또한 쫓기듯 하게 될 것이고, 그럼 또다시 도망치듯 퇴사하고 싶어 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우리는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고,
행복하기 위해 퇴사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른 퇴사준비 KICK


02. 회사에서 도망치듯 퇴사하지 말자.

나에게 가장 좋은 '다음'을 준비한 후, 기분 좋게 선택하는 것이 퇴사여야 한다. 지금 누군가 내 등을 밀지 않는 한, 내가 가진 꿀통을 버리듯 던지지 말자. 꿀을 끝까지 핥아 먹고, 빈 항아리를 채워 넣을 다른 것을 찾기 위해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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