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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핏 박인후 May 14. 2023

나의 가치는 남이 정한다.

그래서 위대한 부모의 사랑

내 생각에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와 자신의 가치,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들의 가치를 남들이 평균적으로 보는것보다 높게 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멍청하게 스마트폰을 보면서 시간을 죽이거나 지루함을 달래고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각자 저마다 유튜브를 보거나, SNS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쇼핑을 하면서 각자의 자극과 자신만의 가치를 열심히 쫓고 있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두번정도 소개팅을 해본적이 있다. 그때는 20대 중반정도의 나이였는데 이성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주변에 소개팅을 많이 해달라고 했지만 건수 자체가 많지 않았다. 실제 소개팅에서도 두번 모두 상대가 맘에 들지 않았고(아마 상대도 그랬을 것이다) 잘되지 않았다.


그 즈음에 어떤 인터넷 게시판에서 '소개팅에서 나온 상대를 보면 소개팅 주선자가 너를 어떻게 평가하고 가치를 주는지를 알 수 있다'라는 글을 보았다. 소개팅과 이성끼리 만나는 모든 경우도 결국 이성으로서의 가치와 가격표가 나뉘는 'Market'이고 거기서 너의 이성으로서의 가치를 냉정하게 보라는 얘기였다. 그 글을 본 다른 사람들은 기분이 나빠했지만 나는 바로 이해했다. 소개팅에서 만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상대들이 생각났고 나의 이성으로서의 가치도 그정도구나 하는 냉정하지만 객관적이고 차분한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경우 개인의 가치는 숫자로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 현대전에서는 아니지만 2차대전까지만 해도 많은 군인이 많은 경우 1명의 보병이었다. 군대의 결정권자들은 '교환비'라는 이름으로 장기판의 말을 두듯 죽고 죽이는 숫자 놀이를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은 1명의 유권자다. 직장에서는 연봉이 개인의 가치를 말하고 경영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으로, 주주는 주식수로서 권한을 행사한다. 연애시장에서도 이마에 표식이 없을 뿐이지 모두가 점수로 정해진다. 만약 자신의 비구니나 무성애자라면 이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연애시장에서 점수는 낮은 사람에게는 중요하지만 높은 사람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연애시장에서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남성, 혹은 이성이라면 소개팅같은 인위적이고 확률적인 1:1 전투를 하지 않고도 골라서 이성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을 숫자로만 보는건 잔인하고 비윤리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을 숫자로 보고 분석하고 관심과 마음을 사고 물건을 판다. 인간이 꺠어 있는 시간 대부분 하는 것이 이런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일'이라고 부른다. 인간을 유권자와 소비자, 생산자로 보는 세상이 전쟁에서 보병과 민간인으로 구부하고 죽고 죽이는 것보다는 훨씬 다행이라고 볼수 있다. 




세상에서 나의 실제 가치(유권자, 소비자, 생산자)를 실제보다 훨씬 높게 보는 유일한 존재는 친구, 연인, 배우자, 가족, 특히 부모다. 부모는 당신을 소비자나, 생산자, 유권자로 보지 않고 사랑의 대상으로 본다. 부모의 사랑은 위대하다. 그래서 전쟁에서 병사들이 죽어갈때 대부분 'Mama~!' 외친다. 자신에게 조건없이 사랑을 준 최초이자 마지막 존재에게 바치는 짧은 절규의 시,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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