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그리고 세계는 통합으로
BTS의 새 노래가 발표되었는데 가사가 모두 영어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팬들의 리액션 영상을 보면 팬들이 처음 발표되는 노래를 계속 들으면서 '가사가 다 영어잖아!' 이러면서 놀란다. 그들도, 나도 놀랐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 영어로 발표된 신곡 '다이너마이트'는 BTS가 앞으로 할 활동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BTS라는 그룹이 준비 중인 8~10년 전쯤에 아마도 이들이 지금처럼 전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의도와 과정 그리고 결과가 다르지만 BTS의 성공도 강남스타일의 성공과 그 '글로벌에서 의외의 성공'이란 면에서는 같다. 10년 전에도 K-POP은 글로벌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었지만 아시아에 어느 정도는 한정되어 있었다. 거기다 주요 3대 기획사는 보이 그룹보다는 걸 그룹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런칭하던 시기였다. 박진영 같은 사람은 '동양 남자'는 '동양 여자'보다 이성으로 사회적, 문화적으로 섹스어필하지 못 한다고 봤다. 그래서 BTS의 성공은(서양과 기타 다른 모든 문화권을 포함한) 의외성이 있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과는 다르게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과 확장성을 띄고 있다. 길게 보면 10~20년 동안 세계에는 무슨 일이 있어난 것일까?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3부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그 동안 있었던 '통합'에 대해서 다룬다. 우리 인류는 인류역사로 보면 아주 짧은 기간인 최근 몇백년동안에 '종교, 화폐, 제국' 등 상상의 개념에 대부분이 동의 하면서 전지구적인 통합을 이뤄냈다. 간단히 말해서 전세계인이 모두 비슷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전세계인구 77억명중 대략 65%정도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그들 대부분은 유튜브를 최소 한달에 한두번은 볼 것이다.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최단기간에 1억, 2억 뷰를 찍은것은 그 결과중 하나다. 원한다면 구글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손 쉽게 많게는 몇 억명 인구의 생각을 조정하거나 감정적 변화를 줄 수 있다.
그 통합의 결과로서 전세계인이 어쩌다 인구 5천만의 비 영어권 국가에서 나온 보이그룹을 세계 최고의 보이그룹을 만들었는지는 좀 이상하다. 그 원인에 대해서 따져보면 최근 몇년간 전 세계적으로 있었던 여러 국가의 여러 예술, 문화 상품의 특수한 환경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아마도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가능성 높은 성공의 후보군이 되었지만 그 이후의 확장을 만들지 못하면서 아시아 최초의 아카데미 작품상은 일본영화가 아닌 한국영화가 받았다. 그에 반해 한국은 김대중 정권 들어오면서 시행한 문화 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 어쩌구.. 그리고 중국은 사회주의 문화에 기인한 창의성 저하 저쩌구..
통합된 세계에서는 한국같은 비교적 변방의 국가에서 나온 예술 상품이 주류가 될수 있다. 하지만 BTS가 모든 가사가 영어로 된 노래를 낸 순간에는' 콜럼버스가 미 신대륙을 발견한 대충 500년의 역사는 바꿀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는 한국이라는 비영어권 국가의 보이그룹 BTS를 최고로 선택, 혹은 인정했지만 그 대답으로서 BTS의 대답은 '감사합니다' 가 아닌 'Thank you'.
*참고로 개인적으로 BTS의 영어가사에 전혀 반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