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무대에 오르자! 관중들은 이미 환호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얼마전에 '유니티 코리아'에서 모바일 게임 업계 회사를 대상으로 연 업계 비지니스 파티가 있었다. '하와이안, 트로피칼'이란 주제로 드레스 코드가 있는 파티였고 베스트 드레서를 뽑아서 상품을 주는 행사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회사 직원 중 두명이 꽤나 정성스럽게 의상을 준비해 왔고 나는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나도 파티에 참석을 하긴 했는데 내 의상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평소처럼 입고 갔다. 그리고 최종 베스트 드레서 시상전에 먼저 파티에서 나왔다. 내가 나오고 나서 열린 최종 시상식에서 직원 중 한명이 베스트 드레서로 1등을 먹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흠.. 열심히 준비한 결실을 맺는구나' 단순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낸 영상을 보니 최종 투표전에 했던 해당 직원의 퍼포먼스에 두뇌가 얼얼해지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영상은 다음과 같다(혹시 문제가 되면 삭제 예정^^)
*바닥 구르기와 함께 나온 근육 포즈 잡기가 압권
1.적은 투자,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발휘된 전광석화 같은 순발력
한국 사람 특성상 드레스 코드를 맞춰서 파티에 가는게 익숙할리 없다. 파티에 온 200명이 넘는 사람중에 코스프레 수준의 의상을 준비 하고 온 사람은 5%도 되지 않았다. 이 직원이 투자한건 다이소에서 5000원 주고 산거 같은 근육 빵빵이 티셔츠와 하와이안 치마 정도였지만 경쟁률이 낮아서 일단 본선 통과! 그리고 최종 경쟁에서는 동물적인 순발력을 발휘했다.누구도 예상치 못한 '바닥 구르기'와 입은 근육 빵빵이 티셔츠 컨셉에 맞는 '근육 포즈 잡기'로 무대를 휘어잡고 압승! 상풍은 150~200만원 상당의 애플 머시기.. 개인적으로도 투자대비 엄청난 성과였고 주최측 유니티코리아도 인상깊은 퍼포먼스가 나와서 좋고 우리 회사도 브랜딩에 좋고 일타삼피..
2.이왕 무대에 올랐다면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퍼포먼스를 한 직원은 내 기준에서 엄청 외향적이거나 쇼맨십이 있는 직원이 아니었다. 궁금해서 물어 보겠지만 최소 초등학교에서 연극을 했던가 하는 수준의 무대 경험이 있을 것 같다. 나같은 경우도 내향적인 성격이고 사람들앞에 나서는걸 싫어하지만 어쩔수 없이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한다면 '에라 모르겠다' 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다. 사람들 앞에서라면 소리를 높이고 과장된 포즈를 취하고 오버액션을 하는게 좋다. 그러면 오히려 모든게 쉽게 풀린 경험이 많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무대에 오른 사람에게 관대하다. 무대에 올랐고 모두가 당신을 보는 상황이라면 주도권을 쥔 사람은 당신이다. 그런 기회가 오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바닥을 구르고 자신감 있는 포즈를 잡자. 실패하면 어떤가? 어차피 100년뒤에는 모두 안볼 사람들이다. 높은 확률로 관중들은 당신에게 환호를 보낼 것이다. 당신이 관중석보다 '높은' 무대에 오른 순간 이미 승자는 당신이다.
3.자율성에서 오는 창의력과 에너지를 극대화 하기
사업을 하면서 회사에서 뽑은 직원들이 우리 회사의 사업 활동이라는 큰 범주안에서 내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면 낯설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 직원을 뽑을 때 비지니스 파티에 가서 어떻게 바닥을 구를지는 아무리 경험많은 인사 담당자라도 생각을 못할 것이다. 물론 나는 회사나 남에게 피해가 안되고 직원이 행복하다면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런 낯선 기분이 좋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성이다. 물론 작은 회사의 경영자로서 나는 저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어떻게 회사의 강점으로 만들 수 있을까만 고민하면 된다.
나도 오늘 바닥 구르는 연습이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