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반대하는 나만의 가설
피터틸의 '제로 투 원', 그리고 알라딘 중고서점
약간은 힙스터스러운 생각인데 남들이 다 좋아하는 건 일단 별로라고 생각하는 성향이 조금 있다. 피터 틸의 '제로 투 원'도 비슷한 경우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 과장하면 '성경'처럼 칭송하는 책이라 언젠가 봐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보는 걸 별로 서두르지 않았다. '스타트업'이 말이 들어가는 책은 거의 보려고 하는 내 전적을 보면 다소 의외였다고 할 수 있다(물론 드라마 스타트업은 보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책을 봤다. 결론은 역시 명불허전.. 엄청난 통찰이 담긴 책이었다. 무엇보다 작가 '피터 틸'은 내가 좋아하는 블랙 유머를 잘 구사하는 사람이라 맘에 든다.
1. 피터틸이 말한 독점 전략을 실행한 알라딘 중고서점
요즘 내 즐거움 중에 하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5권 정도의 책을 사는 쇼핑을 하는 것이다. 중고 서점에서 책을 샀을 때 새책을 샀을 때 보다 환경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라고 하면 물론 거짓말이고 그냥 싸서 좋다. 하하하. 마침 회사와 집 중간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서점을 발견해서 요즘 애용 중이다.
재밌게도 내가 이 책을 구매한 '알라딘 중고서점'을 운영하는 회사 '알라딘 커뮤니케이션'은 피터틸이 책에서 말한 전략을 잘 구사한 사업이다.
-이 회사의 매출은 최근 3년간 4000억대이고 영업이익은 3~10%대로 나온다.
-놀랍게도 매출의 70% 이상은 중고서점 사업에서 나온다.
-현재 중고 서점 매장수는 전국에 무려 60곳 정도다(아니,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책을 많이 본다고!)
-중고서점 분야에서 지역과 동네의 작은 경쟁사들을 사실상 사장시킨 건 물론이고 경쟁사인 '예스 24'도 가볍게 제압했다.
-중고서점 분야는 도서 정가제의 수혜를 받았고 마진율이 새책보다 높아서 오히려 새책 시장보다 마진이 높다.
=>이런저런 이유와 과정으로 알라딘은 중고 서점 시장을 독점해 버렸다(중고 서점 시장의 매출 규모는 연 5000억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2. 자신만의 가설을 만들기
피터틸이 면접에서 자주 묻는 질문이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너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진실, 혹은 너만의 주장, 가설이 뭐냐'라고 한다.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폭발적인 성장은 다수의 행동과 선택을 거스를 때 나오기 때문에 이런 질문은 하는 것 같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주변에 사업하는 사람이 많으면 오히려 이런 가설을 가지기 힘들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주변에서 기회와 가능성을 보는 사람들이고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남들의 가설에 적어도 쉽게 반대하지 않는 편이다. 사업의 관점으로 보면 세상은 기회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하는 사람들끼리는 '그 신규 아이템 잘될 거 같은데!!'라는 악담(?)을 퍼붓기 바쁘다.
사회생활이 아직 10년이 안된 사람이고 특별히 사업 같은 걸 하지 않는 급여 노동자라면 내가 말할 수 있는 '남들과 반대되는 나만의 가설'은 바로 '남들보다 빠른 성장과 성공은 생각보다 너무 쉽다'는 것이다.
A. 연 최소 20% 이상 성장하는 업계를 찾는다
B. 그 업계에서 아주 싼 가격에 돈을 받더라도 아무 일이나 시작한다.
C. 남들보다 2배 일한다(주 80시간 이상)
D.C를 보강하는 자기 계발을 주 20시간씩 한다.
E. 위에 C와 D를 5년간 한다.
F. 추가로 책을 한 달에 4권은 본다.
G. 또 추가로 운동을 일주일에 3번 이상 한다.
3. 성공하려면 이상해져야 한다.
직장인이든 사업이든 크게 성공하려면 행동과 선택이 이상하고 특이해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동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시기할 정도로 열심히 미친 듯이 일해야 하고 사업이라면 주변에 비슷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전략과 실행을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