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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핏 박인후 Oct 20. 2024

역경이 널 더 강하게 만들 거야

2주간 유럽 출장을 다녀와서 떨궈낸 망령

얼마 전에 2주 정도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핀란드, 영국, 프랑스. 이렇게 3개국을 다녀왔는데 처음 유럽의 주요 국가인 영국과 프랑스를 찍고 와서 그나마 이제 유럽을 다녀온 것 같았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싱가포르에도 잠깐 다녀왔다. 다녀와서 내가 하고 있는 게임 사업, 그리고 주제넘게도 내가 살고 있는 한국과 국제 경제 등을 포함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장을 다녀와서 니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너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들은 너를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말을 똥폼 잡고 비틀어서 자기화시킨 '다크나이트'의 조커)


무슨 말이냐면.. 국가와 민족 차원에서 정해진 문화적, 지리적, 역사적, 환경적 악조건은 그 자체로는 나쁘지만 그 시련과 제약이 오히려 강점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잠깐 유럽의 눈으로 보니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온갖 주어진 악조건과 70년 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선진국이 된 'Korea'란 나라가 이상하고 특이하게 보였다. 


1. 핀란드

20년 전에 북유럽에 대한 어렴풋한 환상이 있었다. 그때는 우리가 아직 선진국이 되기 전이라 어느 국가의 선진국 모델을 따라야 하는가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고 주로 좌파진영에서 북유럽식 '사민주의'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다. 대충 세금이 높고 워라밸과 복지가 좋은 형태의 국가다. 


지나고 보니 대부분 틀렸다. 유럽은 몰락했고 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은 지지부진.. 미국만 덩그러니 혼자 성장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미팅을 한번 하느라 6시간 정도 핀란드 헬싱키에 방문한 적이 있다. 목가적인 향취의 헬싱키의 느낌이 좋아서 몇 달 정도 살아보고 싶었다. 결론으로는.. 동북아의 다이내믹함을 디폴트로 깔고 있는 나로서는 느리고 조용한 북유럽에서는 살기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다. 


2. 영국 & 프랑스 

작은 도시 핀란드 헬싱키에 비해서는 잠깐 다녀왔지만 런던과 파리는 활기가 있었다. 특히 파리는 관광객이 많아서 도심 주변에 활기와 낭만이 넘쳤다. 하지만 두 도시 모두 거대한 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나는 우리나라 경제와 내가 있는 산업을 생각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서서히 침몰하는 것을 걱정했다. 고령화, 인구구조, 저출산 등으로 장기적인 불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고 이 큰 '전망'에 모든 것을 을 연관시켜서 생각했다. 내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캐주얼 게임'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이유도 이것과 연관되었다. 


2주간 유럽을 둘러보고 현지 회사들과 미팅도 하고 출장을 다녀오면서 이 망령에서 상당 부분 벗어난 느낌이다. 유럽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도 역동적이고 앞으로도 몇십 년간은 역동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역동성을 발판 삼고 무기 삼아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더 잘하면 된다. 


그리고 50년 뒤에 일은..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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