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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제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이직에서의 이익과 손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법

by 액션핏 박인후

꽤 자주 주변 지인들로부터 자기가 있는 회사에서 구인중이니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를 시켜 달라는 가벼운 부탁을 받는다. 이런 부탁을 하는 분들은 보통 30대 후반 그 이상의 분들로 회사의 대표, 한국 지사장, 팀장급의 위치에 있다. 그리고 나는 꽤 자주 그 자리가 좋은 자리라고 생각이 들면 괜찮은 주변 사람들을 소개해 주곤 했다. 이걸 제안하는 대상의 사람들은 이제 막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1~5년 차의 사람들로 이미 자기가 있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경력과 성취를 쌓았고 의직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이직에 관한 소개를 하면서 이 사람들이 대부분 공통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 반응은 나로서는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했고 적어도 나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주었다(하지만 돌아보면 나 역시 비슷한 실수 롤 반복하면서 살고 있다) 다음은 그 반응의 유형들.


1. 아직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한다.

당연히 대부분의 이직 제안은 지인 추천이라고 해도 이력서를 넣는 것부터 시작이다. 아직 구 인자의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력서가 마음에 들면 인터뷰가 진행될 것이고 이 인터뷰가 2~5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제안을 받은 주니어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한다. '만일 회사의 면접을 통과하고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하면 어쩌지?' 소개팅을 나가기도 전에 상대방이 나에게 흠뻑 빠져서 당장 결혼을 하자는 상황을 걱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2. 갑자기 지금의 회사를 걱정한다.

이직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지금까지 욕하던 지금의 회사가 갑자기 좋아 보이기 시작한다. 욕하던 팀장님은 알고 보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불평하던 회사의 이런저런 상황들은 다른 회사에도 늘 있는 그저 평범한 문제들로 보인다. 자기가 나가면 자기 일을 맡아서 하게 될 다른 팀원들에게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든다. 물론 이런 태도는 책임감 있는 태도고 앞으로 가게 될 당신의 회사도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에 안도할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직원과 고용자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는다. 능력 있는 직원의 절차에 맞는 퇴사도 결국 회사가 감당해야 할 비용의 일부다.


3. 이익과 손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만일 지금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있고 이직 제안을 하는 회사가 있어서 그 둘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면 일다 그 상황을 감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최대한 두 선택지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수치적으로 비교를 하면 좋다. 연봉과, 회사의 매출, 투자자금, 성장 속도, 내가 하게 될 일의 성공 가능성과 나와의 적합도, 시장 상황 등을 간단한 엑셀 파일이라도 만들어서 비교해 보는 게 좋다. 어느 정도 규모와 매출이 있는 회사면 그 회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인터넷에 여러 방면으로 공짜로 제공되어 있다.


4. 지인들의 작은 평판에 의지한다.

'꿀위키'라고 게임회사들에 다니는 사람들의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 같은 것이 있다. 만약 게임업계에 청운의 품을 구직자라면 당장 해당 사이트를 블락 해 버리고 다시는 방문하면 안 된다. 그곳에 가서 보면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게임회사는 한 군데도 없다. 원래 직원들은 회사를 불평하게 마련이다. 얘기하기 길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있지만 이상한 적개심도 있다. 그리고 불만은 직급과 의사결정권이 적을수록 많게 마련이다. 아래는 어떤 회사에 대한 정보들을 주관적인 의견과 객관적인 의견 중심으로 구분해 보았다.


월급이 밀린다 - 좋은 정보다. 지원하지 말자.

회사 휴게실에 안마의자가 있다. - 객관적인 정보. 안마의자 덕후라면 당장 지원.

회사 카페테리아에 라테가 맛있다. - 주관적인 의견,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의 의견이면 참고.

우리 사업부 내 팀의 팀장이 무능력하다. - 주관적이고 한정된 상황에서의 의견

대표가 능력도 없고 비전도 없다. - 주관적인 의견. 회사의 매출, 투자, 성장 속도 등을 보고 판단하다.

작년에 영업이익이 0% - 객관적인 정보.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투자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주력 프로덕트가 엉망이다. - 역시 뭐라 말하기 힘든 모호한 의견.


결론은 아는 지인이 그 회사에 있다고 해도 거기서 오는 정보를 다 믿지 말라는 거다.


작위에 대한 손실, 부작위에 대한 손실 -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작은 이익을 잃는 것은 정말 싫어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큰 기회를 잃는 것에는 둔감하다. 물론 그것이 과연 큰 기회였는가의 판단은 역시 주관적이고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만일 사람들 모두가 보장되지 않지만 큰 이익이라고 보이는 것에 올인한다면 아무도 직장생활 같은 하지 않고 모두가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직장인도 이직을 생각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이익에 더 집중할 필요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수치로 환산 가능한 정보를 취합하고 그것을 최종적으로 측정 가능하게 만들어서 비교해야 한다. 그게 더 높은 연봉이든 다른 업종, 회사에서의 경력이든 뭐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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