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면접때 보는 것

아직 싸워보지 않은 영역의 크기를 가늠하기

by Inhoo Park

나는 면접을 한달에 5~10번 정도 본다.

주로 사회 초년생들, 사회생활 경험이 많지 않은 지원자들이다.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면접이나 취업의 승패가 자신의 하드 스킬이나 지금 가진 스펙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거기에 큰 관심이 없다.

내가 면접을 볼 때는 대략 두 단계로 나눠서 생각한다.


1. 객관식의 영역

확실한 것과 불확실한 것을 그나마 구분하는 단계


확실한 정보

기본 정보: 성별, 나이, 학벌, 거주지
→ 이 정보로 판단하거나 평가하지는 않는다.


비교적 확실한 정보

개발·기술·아트 직무: 하드 스킬, 관련 경력, 작업 결과물

게임 기획·마케팅·사업: 솔직히 알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불확실한 정보

세상과 일에 대한 이해

성실성, 근면성, 끈기, 집중력

멘탈, 커뮤니케이션 능력


이 영역은 끝까지 불확실하다. 면접을 몇 번 더 본다고 확실해지지도 않는다.


2. 주관식의 영역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가를 알아보는 단계


신입은 말할 것도 없고, 경력 20년 차를 뽑는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은 커리어를 쌓은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취업 이전의 인생’으로 살아왔다. 대학 생활이나 취업 준비 기간에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 이전까지 인생을 어떤 태도로 통과해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고작 한 시간 남짓한 면접으로 그걸 제대로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놀이나 연애 말고, 무언가에 하루 12시간 이상 몰입해본 경험이 있는지

성인이 된 이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다수의 생각과 정반대되는, 자기만의 관점이나 주관이 있는지


여기서 얻는 정보 일부는 판단의 재료가 되지만, 여전히 면접으로 누군가를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대부분은 오리무중이다.


How much can you know about yourself if you've never been in a fight?

인간은 싸워보기 전까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다.



척 팔라닉의 소설 『파이트 클럽』에 나오는 대사다. 우리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


그렇다면 이걸 나에게 대입해본다.


대표로서, 회사의 핵심 전략가로서 나는 무엇을 오판하고 있을까.
혹은 오판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지점은 어디일까.

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회사의 모습 중에서 정작 다른 사람들은 정반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강점이라고 믿고 있는 어떤 요소가 사실은 가장 큰 약점은 아닐까.


우연한 계기로 '나심 탈레브 스완'의 '블랙 스완'을 사서 보고 있다. 웃기게도 영화 '그을린 사랑'을 최근에 다시 봤는데 이게 이 책을 사서 보는데 일부 기여했다. 그을린 사랑은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데 책 초반에 나심이 직접 겪은 레바논 내전의 이야기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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