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행동에 설명을 붙이는 행위는 구차하고 멍청하다
‘콰이어트 퀴팅(Quiet Quitting)’은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나온 신조어로 MZ세대들의 노동과 근로에 대한 일종의 선언이기도 하고 현상이다. 단어대로 ‘퇴사’를 하는건 아니고 회사에서 시키는 일 이상의 일은 하지 않고 일과 커리어에 연연하지 않고 적당히 워라벨을 즐기며 일하는.. 뭐 그런 근무 태도를 말 하는 것 같다.
콰이어트 퀴팅 현상은 미국 버전의 ‘소울리스좌’ 현상 인 것 같다. 영혼없는 태도로, 그렇지만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했던 소울리스좌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그녀가 MZ세대들의 뭔가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나는 급여를 받고 노동을 하지만 당신에게 영혼을 팔진 않겠어’ 이건 수동적 저항이고 패배뒤의 자기위로다.
자기가 하는 행동에 설명을 붙이는 행위는 보통은 구차하고 대부분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한다. 콰이어트 퀴팅을 일이 아니라 어디에 적용해도 이상하다. 콰이어트 연애? 콰이어트 식사? 콰이어트 운동? 연애를 할때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나 운동을 할 때나 그 행동에 집중하고 그 행동에서 오는 여러 자극과 만족을 그 순간에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누구도 콰이어트 연애를 하는 연애대상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은 것처럼 노동도 마찬가지다. 이왕 하는 노동이라면 열심히 해서 성과도 내고 남에게 인정 받는게 좋지 ‘내가 지금 이 노동을 하고 있지만 너무 열심히는 하지 않을거야’ 같은 필요 없는 설명을 붙이는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다. 우리가 남들의 행위와 결과로 남을 판단하는 것처럼 남들도 나를 그렇게 판단한다. 자신이 하는 노동이라는 행위에 제대로된 에너지와 정신을 집중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도 해롭지만 남에게도 해롭다. 누구도 딴 생각을 하는걸 즐기는 파일럿이 모는 비행기에 승객으로 타고 싶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정말 자신이 하는 노동이 싫고 다른걸 하고 싶다면 콰이어트 퀴팅을 말고 ‘Loud quitting’을, 아니 그냥 ‘Quitting’을 해야 한다. 인생은 짧고 한번 뿐이다. 지금 그만두거나, 아니면 계획을 세우고 적어도1년안에 그만두는 계획을 세우는게 좋다.
항복은 항복이다. 자신의 항복에 쓸데없는 설명을 붙여봐야 항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