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일과 돈 이야기만 하게 되었을까?

유한한 내적 성취와 반대로 무한한 외적 성취

by 액션핏 박인후

얼마 전에 회사로 대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놀러 와서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 친구와 나는 일하고 있는 업계와 하는 일도 달랐고 법인 사업과 프리랜서 형태의 개인 사업자로 일하는 방식도 달랐다. 결혼해서 애가 있는 친구와 결혼도 안 한 나의 상황도 달랐다. 다른 친구들의 안부와 각자하고 있는 일의 여러 정보들을 교환하고 결국 우리가 하는 얘기는 일과 돈 이야기로 귀결되었다. 물론 둘의 방향이 조금 다르긴 했다. 혼자 살면서 사업을 하는 나는 어떻게 사업을 더 키워서 회사 매출을 더 늘리고 영업이익을 늘리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친구는 얼마를 더 벌어서 가족들의 생활과 저축에 보탤 수 있는지에 대해서였다. 조금 차이가 있긴 했지만 본질은 비슷했다. 왜 우리는 어느덧 마흔이 넘어서 이런 이야기만 하게 된 걸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인생에서 겪을 여러 재미와 경험들을 이미 겪었다.

20년 전에 우리는 연애와 친구관계, 여행, 게임, 만화, 음악 같은 여러 흥밋거리에 대해서 주로 얘기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그런 것들을 경험했고 그런 것들에서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2. 돈을 넉넉하게 벌고 있기 때문에 더 버는 걸 고민한다.

사실 친구와 나 둘 다 생존을 영위하는 단계에서는 이미 충분히 벌었거나 충분히 벌고 있다. 그래서 화제의 중심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 보다는 '어떻게 더 벌 수 있을까'에 맞춰져 있다. 생존의 단계를 넘어서 어떻게 보면 자아실현과 다르게 보면 부가 가치의 영역에서 이 돈 벌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기준은 각자 다를 것이고 친구와 나도 다르다.


3. 그래도 여전히 생존의 문제를 걱정한다.

이 이유는 위의 이유와 상충한다. 우리가 어떤 기준에서는 이제 20대의 시절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미래는 불안하다. 앞으로 길어질 경기 불황과 우리나라에서 특히 심해질 인구구조에서 오는 불안한 미래를 우리 모두가 감지하고 있다. 거기다 길어질 우리의 평균 수명까지 생각하면 미래와, 미래를 위해 벌어두어야 할 자산과 앞으로의 일거리, 먹거리에 대해서 우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물론 위의 모든 이유와 별개로 가족도 이루지 않고 애도 없는 나의 걱정은 그 고민의 깊이가 애를 키우는 친구와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더 어렸을 때는 세상에 돈이나 일 말고 다른 재미있고 중요한 것들이 많을 줄 알았다. 돈이나 일 말고 가치 있는 것들은 많다. 나와 가족의 건강, 주변에 가까운 지인들과의 원활한 인간관계, 행복, 안정감.. 사실 이런 것들은 나는 적어도 지금 상태에는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것들의 목표에는 한계가 있다. 건강한 상태가 되면 다 비슷하다. 아무리 건강해도 하늘을 날아다닐 수는 없다. 하지만 돈이나 외적 성공에는 한계가 사실상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이야기만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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