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주언규를 위한 작은 변명
돈은 약한 자극과 동기, 결국 더 큰 다른 게 필요하다.
신사임당 주언규가 현승원과 공동창업해서 만든 '유튜브 인텔리젼스 툴'인 '노아 AI'를 쓴 지 한 달 정도 지난 것 같다. 그리고 며칠 전에 다른 유튜버 리뷰엉이가 주언규와 노아 AI와 관련된 표절 이슈를 터트렸다.
이 사건은 세상의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복잡한 일이고 누구 한 명의 잘못을 꼭 짚어서 결론으로 내리기 힘들다. 여기에 대해서 나도 여러 가지 얘기를 할 수 있고 신사임당의 잘못, 리뷰엉이의 잘못, 우주고양이 김춘삼의 잘못, 유튜브 혹은 구글의 잘못 등 여러 가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오늘은 이 내용을 말하고 싶다.
바로 주언규를 '돈에 미쳤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주언규는 돈에 미치지 않았다. 이걸 단순하게 말할 순 없고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지만 꼭 그가 무언가에 미쳐서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말해야 한다면 그를 '일에, 사업에, 프로젝트에, 성과에 미쳤다'라고 말하는 게 조금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PC나 모바일 게임에 미친 사람을 '게임에 미쳤다'라고 하지, '게임 아이템을 얻는데 미쳤다'라고 하지 않는다. 도박에 미친 사람에게도 '도박으로 돈을 잃고 따는데 미쳤다'라고 하지 않고 그냥 '도박에 미쳤다'라고 한다.
사람이 일정 수준 경제적 성취, 돈을 모으게 되면 돈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주언규는 이미 100억을 넘는 자산가가 돼버렸다. 그에겐 더 이상 돈이 소비와 안정, 과시의 수단이 아니다. 주언규는 '100억 자산가' 다음 스텝으로 '1조 밸류 회사 만들기'를 자신의 다음 목표로 잡았다. 그 과정에는 여러 가치와 보상도 있고 자신이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의도하지 않았거나 몰라서 발생하는, 혹은 결과로써 타인에게 물질적으로 피해가 가는 일도 있을 수 있다. 똑똑하고 이성적이고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니까 이번 일로 그도 느끼는 게 많을 것이고 잘못에는 책임지고 시정할 것이고 그의 사업도 일정 부분 방향수정은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그대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거대한 유튜브와 개인 미디어, SNS 시장의 큰 흐름과 파도에 비하면 이번일은 물 한 방울 튀기는 일이다. 만일 노아 AI가 이번 일로 망한다면 이런 리스크에 취약한 프로덕트는 그냥 망하는 게 맞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세 가지다.
1. 유튜브 표절은 아주 작은 문제다.
이런 논란이 생겨서 만일 트래픽이 늘면 구글만 웃는다^^ 극단적인 관점으로 보면 우리의 시간과 데이터를 허락도 없이 뺏어가고 있는 거대 IT기업들의 책임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워낙 거대하고 복잡하니까 말해봐야 어차피 다들 관심이 없다.
2. 사업가들도 결국 자본주의의 충실한 복무자일 뿐이다.
사업가들과 자본가들, 그리고 그 맨 위에 자본주의 시스템은 강고하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시장 참여자들의 아주 일부(대부분 자본가들, 사업가들, 보통 사람들보다 엄청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를 이용해서 모든 사람들의 선택권을 없애 버리고 결국 모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스템에 복무하게 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일부는 단순하게 돈을 더 벌려고 열심히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 고용창출이든 다른 사람의 필요와 수요든, 고객과 클라이언트의 칭찬이든, 자기만족이든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그 일을 지속하게 만들 수 있다. 사업가와 자본가들이 돈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납작하게 보는 것이다. 그들도 그저 더 큰 자극과 보상에(일과 사업, 프로젝트의 성과) 집착하는 뻔한 시장 참여자일 뿐이다.
3.부정적인 논란과 자극에는 반응하지 말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이슈도 그렇고 이런 비슷한 논란으르 다룬 인터넷 뉴스나, 유튜브, 커뮤니티 같은데 시간을 쓰면 안된다(물론 나는 여기에 대해 30분 이상 글을쓰고 있지만 ㅋㅋㅋ 이걸로 모든 관심은 끝ㅎㅎ). 인간은 부정적인 자극에 더 반응한다. 하지만 인생은 기회와 남들이 하지 않은 일, 내가 시도하지 않은 도전에 집중해야 한다. 인생은 한번이다.
